공룡의 힘찬 발걸음이 KBO리그 지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공룡의 시대가 오는 걸까.
2000년대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부 팀들이 나눠 가졌다.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를 제외하면 삼성, 두산, SK, KIA 4개팀이 돌아가며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이들 4개팀(삼성, 두산, SK, KIA) 외에는 우승팀이 없다.
또한 2005년 이후로 한국시리즈 준우승도 한화(2006년), 넥센(2014년), NC(2016년), 키움(2019년)의 4차례를 제외하곤 삼성, 두산, SK가 번갈아 차지했다.

2000년대 KBO리그는 삼성, SK, 두산, KIA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20년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9구단으로 리그에 참가한 NC가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변화의 제일 앞자리에 섰다.
2013년 처음 1군에 참가한 NC는 빠른 시간에 강팀으로 성장했다. 2014년 단숨에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2위,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18년 최하위로 아픔을 겪었지만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반등했고, 올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우승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이 5년 연속, KIA가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것과 대조적으로 NC는 이제 강팀으로 자리잡았다. 이동욱 감독 등 젊은 코칭스태프와 '125억 사나이' 양의지를 중심으로 신구 조화가 이뤄진 선수단은 활력이 넘친다. 주장 양의지는 "어린 투수들이 성장해서 강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나성범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 전력 공백은 있다. 그러나 구창모를 비롯해 송명기, 김영규 등 영건 투수들이 더 성장하고, 양의지가 중심을 잡고 있는 타선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에 속한다.
양의지는 "(선수들이)올해 우승을 하고 자신감을 얻고 기량 많이 늘었을 것이다. 만족하지 않고 이것을 지키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며 "어떻게 준비를 하고 경기를 하면 1등을 할 수 있을지 느꼈을 것이다. 잘 준비해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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