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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감수한 한화 외국인 영입, 돈 없어 내린 결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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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대대적인 팀 쇄신으로 구단 첫 외국인 감독까지 영입한 한화, 그러나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부상으로 2경기 만에 방출된 닉 킹엄(29), 대만프로야구에서 뛴 라이언 카펜터(30)는 팬들의 눈높이를 채우기에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화는 29일 새 외국인 투수로 킹엄과 카펜터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총액도 킹엄은 55만 달러, 카펜터는 50만 달러로 두 선수 합쳐 105만 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한화에서 뛰었던 워윅 서폴드의 총액 130만 달러보다 훨씬 적다. 보장 금액은 킹엄이 35만 달러, 카펜터가 4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투자 금액이 적다 보니 기대치도 낮다. 

킹엄은 올해 SK 추락의 원인 제공자다.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으며 SK 유니폼을 입었지만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이 길어졌고, 결국 7월에 웨이버 공시됐다. 미국으로 돌아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사진] 킹엄-카펜터 /OSEN DB,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펜터는 올해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에서 26경기(25선발)에서 157⅓이닝을 던지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지만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대만프로야구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은 기대보다 불안을 키운다. 

다른 팀에서 실패한 선수, 하위리그에서 온 선수. 지금 당장 팬들이 바라보기에 꽤 실망스런 영입이다. 강력한 팀 쇄신을 선언했지만 변화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결정으로 비쳐질 수 있다. 한화 구단도 이 같은 영입 결정을 내린 뒤 여론에 부담이 없지 않았다. 

[OSEN=인천,박준형 기자] SK 선발투수 킹엄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하지만 이유 없는 결정은 없다. 한화는 나름의 영입 기준을 설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돼 선수 평가 기준이 사라졌다. 다음주 메이저리그 논텐더 명단이 발표되면 수준급 매물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전 경기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선수를 영입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몇몇 구단으로부터 연습경기 트랙맨 자료도 받았지만 관찰 없이 데이터만으로 선수를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킹엄은 올해 부상으로 2경기만 던지고 시즌을 접었지만 짧게나마 KBO리그를 경험했다. 팔꿈치 수술도 뼛조각 제거라 큰 부상이 아니다. 지난 7월 수술 후 이달 초 불펜 피칭을 시작했고, 스카우트가 미국 현지에서 직접 체크했다. 구속이 146km까지 상승했다. 카펜터의 경우 대만에서 1년 내내 던지는 모습을 체크했고, 실전 감각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일본 팀들도 관심을 보이면서 경쟁이 붙을 뻔했다. 

일각에선 두 선수의 낮은 연봉으로 인해 ‘구단 차원에서 예산을 절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기존 고액 연봉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며 페이롤을 싹 비운 한화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 돈이 없어서 킹엄과 카펜터를 영입한 게 아니다. 100만 달러 상한선을 꽉꽉 채우는 것보다 동기부여를 갖고 팀의 젊은 선수들과 리빌딩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한국에서 안 좋은 이미지만 남긴 킹엄은 명예회복을 원하고, 대만에서 월봉 2만 달러 수준을 받은 카펜터도 더 큰 성공을 꿈꾼다.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어느 정도 예상한 한화는 과감하게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그동안 구단이 투자한 것에 비해 효율을 내진 못했다”며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있는 만큼 비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구단 나름대로 오랜 시간 데이터와 정보, 현장 체크를 통해 고심했다. 확신을 갖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움직였다. 당장 팬들께서 이해하시기 어려울 수 있어도 내년 시즌 결과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사진] 라이언 카펜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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