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표라도 나오면 감사" 한화의 어엿한 '신인상 후보' 강재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1.30 11: 02

창단 첫 10위로 마친 한화의 힘겨웠던 2020년, 가장 큰 위안과 수확이라면 대졸 신인 투수 강재민(23)이다. 지난 6월 1군에 데뷔한 강재민은 50경기에서 49이닝을 던지며 1승2패1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2.57 탈삼진 57개로 활약했다. 한화의 불펜 필승조로 자리 잡으며 신인왕 후보로 손색없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홀드 14개는 역대 한화 신인 투수 중 최다 기록. 종전에는 지난 2002년 마정길이 기록한 6개가 최다였다. 그 이후 18년 만에 강재민이 그보다 두 배 많은 기록으로 바꿨다. 2011년 박정진이 갖고 있는 구단 한 시즌 최다 16홀드도 가시권이었지만 마지막에 넘지 못했다. 
대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강재민은 “13~14홀드를 했을 때부터 (김)민우 형이 3개만 더 하자고 했다. 저도 솔직히 기록을 세우고 싶었지만, 신인으로 14홀드도 충분히 만족한다. 올해말고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다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아쉽진 않다”고 말했다. 

한화 강재민 /dreamer@osen.co.kr

그만큼 인상적인 데뷔 시즌이었다. 사이드암으로 비교적 빠른 140km대 초반 직구, 엄청난 회전수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구사한 강재민은 특유의 공격적인 승부로 ‘강심장’을 발휘했다. 앞선 투수들로부터 물려받은 주자 35명 중 4명만 홈으로 들여보내 승계주자 실점률도 11.4%에 불과했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화 강재민이 공을 뿌리고 있다. /cej@osen.co.kr
강재민은 “올해 1군 데뷔를 목표로 했는데 예상 못한 성적을 거둬 뿌듯한 시즌이다. (점수를 준다면) 90점 정도 주고 싶다. (9월6일 KIA전에서) 첫 패전을 당한 뒤 잠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선배들이 격려해준 덕분에 빠르게 이겨냈다. 모든 투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던지겠지만 나를 더 믿고 자신 있게 승부했다”고 말했다. 
만족만 하는 건 아니다. 보완점도 느꼈다. 우타자(.209)에 비해 좌타자(.254) 피안타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어쩔 수 없는 상대성이지만 강재민은 “좌타자 상대로 미숙했다. 이닝당 볼 개수(17.8개)도 많은 편이었다.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다음 투수에게 편한 상황에서 넘겨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고 돌아봤다. 
다른 해였다면 신인왕 후보로 충분히 거론될 만한 강재민이지만 올해는 선발 13승을 수확한 고졸 신인 소형준(KT)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또 다른 고졸 신인 선발 이민호(LG), 중고 신인 투수 송명기(NC), 타자 홍창기(LG)도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MVP와 신인상 투표는 정규시즌 종료 다음날인 지난 1일 취재기자 112명이 참여했다. 1위부터 3위(1위 5점, 2위 3점, 3위 1점)까지 투표인단 자율로 순위를 정해 투표했다. 
투수 강재민이 이해창 포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30일 시상식에서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강재민은 “신인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다. 형준이가 유력한 것 같다. 1표라도 나오면 감사하다”며 웃은 뒤 “프로에서 처음 50경기를 던졌지만 체력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마지막에 가장 힘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겨울에는 대학교(단국대) 후배들과 함께 연습하며 몸을 만들겠다”며 다음 시즌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