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을 끝으로 17년간 프로 생활을 정리한 윤희상(35, 전 SK 와이번스)이 팬의 마음으로 후배들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윤희상은 지난 10월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0년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상대하며 은퇴식을 치렀다. 이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구 글러브 용품점을 차렸고 SK에서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던 선배 엄정욱(39)이 운영하는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꿈나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윤희상은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야구 용품 사업에 대해 “하고 싶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구 글러브를 만지고 홍보하는 일이 즐겁다.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는 어린 친구들을 가르치는 일도 책임감을 갖고 시작했다”고 덧붙엿다.

그의 새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SK 전 동료들은 이미 윤희상의 새 일터를 다녀갔다. 그러한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윤희상도 SK 전 동료들이 2021시즌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윤희상은 “1군과 2군, 그리고 재활군까지 모두 다녔다. 그 시간에 만나 본 모든 선수가 좋은 재능을 갖고 있었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원형 감독님이 부임하셨는데, 투수들과 야수들, 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한마음으로 움직이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SK만의 문화가 있는데, 잘 유지해서 해낼 것이다”고 기대했다.
촉망받는 유망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윤희상은 부상과 수술, 그리고 군 복무로 오랜 시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1년 20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고, 2012년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을 달성하면서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KBO 리그 총 216경기에 등판해 42승 44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1의 성적을 남겼고 2011년, 2012년 두 차례 준우승과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이다. 그래서 그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걱정이 공존한다. 윤희상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남아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내년 전지훈련이 걱정될 것이다. 제주도로 가지만, 해외 전지훈련지처럼 편하고 따뜻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프로 선수인 만큼 각자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일찍 대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나도 이제 팬이다”고 덧붙였다. 잘 되길 바라는 팬의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는 얘기다.
윤희상은 그 중에 이재원이 가장 마음에 걸린듯 하다. 그는 “재원이가 다시 주장이 되어 너무 좋다”면서도 “물론 재원이에게는 힘들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재원이가 주장직을 맡게 된 이상 SK다운 야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늘 잘 웃는 선수인데, 올해 많이 힘들어했다. 잘 이겨낼 것이다. 내년에는 반전이 있을 것이다. 주장을 맡아봤고 리더 기질도 있다. (최) 정(2020시즌 주장)이는 이제 홀가분하게 자기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윤희상은 지난해 7월 우측 어깨 수술을 받고 긴 재활 기간을 거쳐 약 2년 만에 돌아왔지만, 정상적인 투구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은퇴를 결심했다. 구리초-인창중-선린인터넷고를 거쳐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SK에 입단해 ‘원클럽 맨’으로 프로 생활을 보낸 윤희상은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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