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원클럽 맨’ 윤희상이 떠올린 김광현 “기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선수”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0.12.09 10: 02

“김광현은 기록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선수였다. 이제 그 자리는 남은 후배들이 잘 메워주길 바란다.”
올해 SK는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51승 1무 92패로 리그 9위에 그쳤다. 팀 타율은 2할5푼으로 이 부문 9위에 머물렀다. 상대 마운드를 위협하지 못했다. 마운드 상황도 좋지 않았다. 팀 평균자책점이 5.60으로 가장 높았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35로 9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94로 10위였다. 
마운드의 경우 선발진이 가장 고민이었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로테이션을 지켰고, 이건욱이 존재감을 보였지만 힘겨운 한 시즌을 보냈다.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실패한 게 뼈아팠고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공백은 너무 컸다. 남은 선수들은 자신이 할 일을 하고자 애썼지만, 큰 부담을 안고 144경기를 치러야 했다. 

은퇴를 선언한 SK 윤희상이 지난 10월 30일 LG전에서 1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며 깜짝 방문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포옹을 하고 있다./rumi@osen.co.kr

힘든 시기에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없었다. 박종훈이 리그에서 국내 투수 중 소형준(KT 위즈)과 함께 가장 많은 13승을 올리며 고군분투했고, 더그아웃에서도 분위기를 띄워보고자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김광현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는 투수 조에서 ‘분위기 메이커’였으며, ‘투지’가 넘치는 선수라고 SK 투수들은 입을 모은다.
17년간 입었던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벗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 윤희상(35)도 김광현을 떠올려봤다. 김광현은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난 10월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윤희상의 은퇴 경기에 깜짝 방문해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광현과 함께 보낸 시간을 뒤돌아본 윤희상은 “광현이는 기록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선수다. 광현이가 갖고 있는 존재감이 있다. 동료 선수들, 선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선수다. 광현이의 행동 하나하나는 후배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고,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단순히 SK에서 16승-17승 투수가 빠진 정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007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04년에 데뷔한 윤희상과 1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동고동락했다. 윤희상과 김광현은 SK 왕조 시절을 함께 보낸 사이다. 그런데 2021년부터는 두 명 모두 없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생황을 이어가고,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윤희상은 야구 용품 사업과 꿈나무 육성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윤희상은 애정 가득한 SK 구단에 걱정이 많이 남아 있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그는 “이제 SK에는 (박) 종훈이와 (문) 승원이, (한) 동민이 등 듬직한 선수들이 있다. 그 친구들이 광현이가 해온 일을 잘 이어갈 것이다. 광현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공백은 종훈이를 비롯해 후배들이 잘 메워줄 것이다”고 믿었다. 
또 윤희상은 “(정) 영일를 포함해 (김) 태훈이 (서) 진용이 (하) 재훈이 등 그들이 자리를 잘 잡아줘야 밑에서 (이) 건욱이 등 젊은 후배들이 올라올 것이다. 잘 이겨내길 바란다. SK에는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이끌어줘야 할 선수들이 잘 버텨주면 젊은 선수들이 반드시 쫓아갈 것이다. 내년에는 확실히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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