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와 이택근이 팬 사찰 논란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키움 유니폼을 벗은 이택근은 최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키움 구단의 징계를 요청하는 징계요청서를 제출했다.
키움 허민 이사장은 지난해 6월 고양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면서 구단주의 위치를 남용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택근은 징계요청서를 통해 당시 키움이 영상을 제보한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구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자신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키움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택근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해당 논란이 일었을 때 CCTV를 확인한 것은 맞지만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서 찍힌 영상이었기 때문에 보안을 위해 확인했으며 김치현 단장이 이택근에게 제보자에 대해 물어본 것도 사석에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치현 단장과 이택근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키움의 팬 사찰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택근은 9일 전화통화에서 “김치현 단장 입장에서는 가볍게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 어떻게 구단 고위직의 말을 가볍게 들을 수 있겠나. 녹취록을 들으면 알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CCTV 관련해서도 최초 보도와 이후 구단의 해명이 달라졌다. 또 구단이 CCTV로 제보자를 확인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선수도 아닌 팬을 사찰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분명히 KBO리그 규약의 품위손상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키움 역시 CCTV 영상을 통해 제보자가 누구인지 특정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키움 관계자는 “해당 영상이 찍힌 장소가 관계자만 출입이 가능한 위치였기 때문에 보안점검차 영상을 돌려봤다. 확인 결과 일반 팬으로 확인되어서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택근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에도 “당시 감사위원장으로 있던 하송 전 대표이사가 이미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하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지시했다. 만약 구단이 정말로 제보자를 사찰하려고 했다면 왜 사건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후에 단장이 선수에게 물어봤겠는가”라고 반박했다.
KBO는 징계 요청서가 접수된 만큼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징계 절차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해당 문제는 클린베이스볼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치현 단장은 지난 8일 클린베이스볼센터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소명했다.
김치현 단장은 “KBO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결과가 나오면 받아들이겠다. 필요하다면 법적으로도 대응하겠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이러한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나섰다”고 말한 이택근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 법적인 검토를 받았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키움 구단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앞으로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