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양현종 빈자리 메워야 한다" 윌리엄스의 특별한 부탁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12.10 13: 02

"양현종이 없다고 생각하라".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선발투수 임기영(27)과 이민우(27)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내년 시즌 없다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두 투수에게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워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민우는 "시즌을 마치고 감독님이 주문을 하셨다. 양현종 선배가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해달라는 것이다. '팀에게는 엄청난 전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임기영과 함께) 너희들이 더 잘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임기영과 이민우를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목표 이닝을 설정했고 끝까지 기회를 주었다. 등판 간격에 여유를 주면서 관리를 했다. 두 투수는 데뷔 이후 첫 풀타임을 보내며 값진 경험을 했다. 내년 시즌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임기영은 25경기에 출전해 9승10패,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눈 앞에 두었으나 불펜이 무너져 두 자리 승리에 실패했다. 풀타임을 보내며 선발투수로 자신감을 갖는 등 수확도 많았다. 
이민우도 10월 초까지 1군을 지켰다. 이민우는 22경기 모두 선발투수로 나섰다. 6승10패, 평균자책점 6.79를 기록했다. 개막 초반 뛰어난 구위를 보였으나 6월부터 주춤했다. 막판에는 부진했지만 155일 간 1군에 있었다. 그는 "첫 풀타임을 하며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두 투수를 뚝심있게 기용한 것은 완전한 선발투수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이민우는 "시즌 중 감독님과 두 번 면담했다. '좋지 않았을때 기가 죽는 것이 보인다. 그런 거 신경쓰지 말라. 너와 임기영은 끝까지 밀어주고 키우겠다. 너희들이 잘해야 5강 간다'며 계속 책임감을 심어 주셨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두 투수를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선발진은 애런 브룩스, 가뇽 혹은 또 다른 외인투수, 이민우, 임기영 뿐이다. 영건 김현수도 있고, 군복무를 마친 김유신과 루키 이의리 등 투수들이 기대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미지수이다. 
현실적으로 풀타임 경험을 갖춘 임기영과 이민우가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임무가 있다. 더욱이 양현종이 남더라도 두 투수가 활약을 해야 가을야구도 가능하다. 두 투수는 이번 겨울 나란히 결혼한다. 감독의 특별 부탁에 첫 10승으로 응답할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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