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없이도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니까요.”
두산 베어스는 10일 FA 허경민과 7년 총액 85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20억원에 4년 간은 45억원을 받게 된다. 4년 이후에는 선수 옵션으로 3년 20억원의 조항이 있다.
4년을 뛴 뒤 선수 옵션이 있지만, 구단에서는 성적에 따른 옵션을 걸지 않았다. 7년 간 85억원이 모두 보장된다는 내용이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허경민은 통산 타율 2할9푼6리 33홈런 408타점 532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17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7홈런 58타점 70득점으로 활약했다. 리그 최고의 수비와 더불어 안정적인 타격 능력, 여기에 수준급의 작전 수행 능력까지 갖추면서 이번 FA 시장에 최대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많은 FA 계약의 경우 옵션 사항이 있다. 투수의 경우 이닝이나 삼진 등이 있고 타자의 경우 경기 출장수, 안타 등으로 옵션을 걸기도 한다. 계약 후 목표를 잃고 안일해지는 마음을 막기 위한 일종의 구단을 위한 보호 장치다. 그러나 두산은 그동안 허경민의 모습에서 옵션 없이도 충분히 스스로 자신의 몫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두며 옵션을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허경민의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충분히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며 “우리가 굳이 옵션을 걸지 않아도 충분히 스스로 자신의 몫을 해줄 수 있어 모두 보장액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경민 역시 책임감을 내비쳤다. 허경민은 "계약을 떠나서 팀에서 나에게 그만큼 믿음을 준 것에 대해 많은 책임도 느낀다"라며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나이와 위치가 됐다. 그러나 (오)재원이 형, (김)재호 형 등 좋은 형들이 많이 있는 만큼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7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통해 '베어스 원클럽맨'이 된 그는 "장기 계약은 선수들에게 많지 않은 제시인데, 이야기가 나오고 감동을 받았다"라며 "그만큼 나를 믿어준다고 생각한다. 정말 기쁘기도 기쁘지만, 이제 내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야하는 7년인 거 같다. 내가 잘해야 앞으로도 장기 계약하는 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