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대구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재능 기부 활동에 나선 박흥식 전 KIA 타이거즈 퓨처스 감독은 "10여 년 만에 고향에 오니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박흥식 전 감독은 지난달 퓨처스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손경호 대구고 감독으로부터 인스트럭터 제의를 받았다. 아마추어 재능 기부에 관심이 많았던 박흥식 전 감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손경호 감독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KIA 퓨처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손경호 감독에게서 인스트럭터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예전부터 아마추어 재능 기부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대구고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박흥식 전 감독은 보수 및 숙소 제공 등 대구고 측의 후한 대우를 정중히 거절했다.

프로 무대에서 지도자로서 잔뼈가 굵은 박흥식 전 감독은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노력하는 대구고 선수들의 눈빛에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수많은 선수를 만났다. 이승엽, 박병호, 서건창 등 성공한 제자들 덕분에 이름도 알리는 기회도 얻었다. 고등학교 선수들을 가르치는 건 처음인데 아주 매력 있다. 선수들이 질문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와주니 내가 더 즐겁고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흥식 전 감독은 또 "대구고는 역시 좋은 팀이다. 손경호 감독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잘 키운 것 같다"며 "프로 지도자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설렌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전 감독의 재능기부 활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이곳은 재능 기부 활동의 첫 행선지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도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재능 기부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야구의 불모지' 경북 문경시에 리틀 야구팀을 창단하는 게 박흥식 전 감독의 가장 큰 목표다. "상무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문경을 갈 때마다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 리틀 야구단을 창단해 유소년 야구 저변 확대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다".
2014년 11월부터 6년간 KIA에 몸담았던 그는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박흥식 전 감독은 "2015년 타격 코치를 맡았을때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내가 와서는 안 될 자리에 왔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속상한 마음에 매일 술을 마셨는데 주량이 진짜 많이 늘었다. 2016년부터 성적이 좋아지면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늘어났고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퓨처스 감독에 이어 지난해 1군 감독 대행을 맡는 등 많은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광주 팬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따뜻한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