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다시 가고 싶은 무대 '롤드컵'...'와디드' 김배인의 진심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0.12.11 15: 14

"이번에는 말리더시더라고요."
선수 출신 분석가로 출발했지만 LCK 해설로 자리를 잡은 그의 현실을 돌아보면 가족들이 만류할 정도의 놀라운 결심이었다. 하지만 결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정신은 오롯이 한 곳에만 쏠려있었다. 바로 다시 가고 싶고, 뛰고 싶은 'LOL 월드챔피언십'만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 전성기와 비교하면 현실적으로 부족함이 있다는 걸 인정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선수로서 응어리를 풀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그는 여전히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는 LOL 프로게이머 '와디드'였다. 

라틴 아메리카 리그(LLA) 올 나이츠 합류를 결정한 '와디드' 김배인을 출국 나흘 전인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쉐도우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래만에 인사드린다"라고 환하게 웃은 김배인은 그간 근황과 함께 선수로 복귀를 결심한 이유를 천천히 설명해 나갔다. 
"작년부터 팀을 시즌별로 많이 옮겨 다녔지만, 성적은 별로 좋지 못했다. 계속 패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자꾸 반복이 되면서 선수로서 회의감이 들었다. 내가 과연 원했던 '선수'의 길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올해 그 꿈을 멈추고 방송쪽 일을 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팬 들과 소통을 하면서 1년을 정신없이 보냈다. 정말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한 알차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마음 속 응어리는 풀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들도 만류할 정도였지만, 선수를 이렇게 은퇴하면 100% 후회할 것 같아서 다시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스토브리그가 열리고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현역 복귀 의시를 전했던 김배인은 메이저 지역이 아닌 마이너리그의 성격이 강한 라틴 아메리카 리그의 올 나이츠로 자신의 둥지를 결정했다. 
"승리의 기쁨, 지난 해의 아쉬운 응어리를 풀기 위해서 결심한 복귀다. 여기에 하나 더 고려한다면 롤드컵 무대에 나서고 싶었다. 해외 메이저 지역에서 가볍게 연락을 받았지만 가장 적극적인 팀이 올 나이츠였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잘풀렸고, 새로운 도전과 롤드컵 무대서 다시 뛰는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 올 나이츠행을 결정하게 됐다."
2021시즌 뛰게 될 라틴 아메리카 리그는 LLN과 CLS가 2019시즌 통합된 리그로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시장을 아우르고 있다. 국가별 리그 성격의 2부를 운영하고 승강전을 통해 승격도 가능하다. 승격된 팀들이 국가 대항전 성격의 1부 리그인 LLA서 경합을 벌이게 된다. 
김배인은 "다가오는 2021시즌 한국에서 가는 선수들이 나 외에도 있다고 들었다. 경쟁해야 하지만 올 나이츠가 상위권 팀이라 롤드컵과 다른 국제대회에 나서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목표를 힘주어 말하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재미있는 리그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흥미있는 장면이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LCS서 뛰고 있는 지인들을 통해 듣기도 했다. LCS 콜업의 횟수도 늘어나고 있는 잠재력 있는 리그라고 생각한다"며 LLA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과거 유럽 리그가 한국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전반적인 리그 수준이 확 뛰어올라왔다. LLA 역시 마찬가지다. LCK 스타일의 녹아들고 플레이 경험이 전수되면 더 빠르고 확실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리그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게임을 하면서 LLA 출신의 오디 선수와 그 방에서 지켜봤던 팬 분들이 나에게도 와서 응원 메시지를 남겨주신적도 있다. 팬분 들의 열성도 대단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나이츠는 2020시즌 LLA 오프닝을 우승했지만, 2020 클로징을 패하면서 아쉽게 롤드컵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김배인은 "무조건 다음 시즌은 국제대회인 MSI나 롤드컵 진출에 전력 투구할 생각이다. 팀과 이야기를 했는데 선수단 전원이 우승에 대해 갈망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클로징 결승전서 역스윕으로 패배하면서 자신들 스스로도 상처를 받았다. 이런 마음들을 보다듬고 내가 힘이 되고 싶다"고 올나이츠의 선수들과 2021시즌은 원하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끝으로 김배인은 "올 한 해 LCK 팬 분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추억이 만들어졌다. 서툰 면이 있어서 시끄럽게 했던 적도 있다. 해설을 하면서 밖에서 지켜볼 때 알지 못했던 점들을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그런 점들이 좋은 동기 부여가 됐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 다음에 또 어떤 모습으로 찾아뵐지 모르지만 다음에는 베인 코스프레를 꼭 했으면 한다. 돌아올 때는 베인 코스프레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감사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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