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최주환' 발 뺐던 한화, FA 정수빈 영입전 예의주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2.13 08: 10

“우리 팀 기조와 맞지 않다.”
한화는 올 겨울 FA 시장 참전을 앞두고 내부 논의를 거쳤다. 두산에서 FA로 풀린 특급 내야수 허경민(30), 최주환(32)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두 선수 모두 공수를 겸비한 특급 내야수로 한화에 온다면 전력 강화 효과는 분명했다. 
하지만 한화는 고심 끝에 허경민과 최주환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허경민의 경우 참전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FA 협상 전략에 따라 외부에 선언하지 않았을 뿐 영입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허경민은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 최주환은 SK와 4년 최대 42억원에 계약을 했다. 

허경민-최주환 /jpnews@osen.co.kr

한화의 이 같은 결정은 팀 내 내야 유망주 노시환(20)과 정은원(20)을 제대로 밀어주기 위함이다. 야수 리빌딩이 시급한 한화의 몇 안 되는 핵심 자원이 바로 노시환과 정은원이다. 지난 2~3년 1군 경험치를 쌓았고, 한화 야수의 중심이 돼야 할 선수들이다. 
한화 관계자는 “처음에는 내야 FA 영입에 대한 생각도 있었지만 우리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제 시작해야 할 젊은 선수들의 기를 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허경민과 최주환의 주 포지션은 각각 3루수, 2루수. 노시환과 정은원의 자리와 겹친다. 리빌딩의 중심 선수들이 있는 자리에 외부 FA 영입은 맞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한화 노시환과 정은원이 키스톤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soul1014@osen.co.kr
노시환은 ‘제2의 김태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거포 유망주로 올해 한화 팀 내 최다 12홈런으로 잠재력을 보여줬다. 정은원도 데뷔하자마자 정근우를 밀어내고 2루 자리를 꿰찬 뒤 폭풍 성장했다. 두 선수 모두 2000년생 만 20세로 앞날이 무궁무진하다. 두 선수 외에도 박정현, 김현민, 조한민 그리고 1차 지명으로 뽑은 신인 정민규 등 내야 유망주 자원은 여유가 있다. 
한화가 내야 FA 영입을 고민한 이유는 유망주들의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허경민 또는 최주환을 데려오면 유망주들의 군복무 기간 동안 내야 선순환이 가능했다. 이 점이 고민거리였지만 같은 포지션에 FA가 들어올 경우 제한된 기회로 유망주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노시환의 포지션을 1루로 옮기면 허경민과 공존도 가능했지만, 20살 유망주의 수비를 굳이 1루에 제한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노시환을 제대로 밀어주기 위한 결정이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도 외야수가 아니라 1루수 라이온 힐리로 데려왔다. 한화에 허경민 영입 계획이 있었다면 힐리 영입도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한화가 FA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다. 전력 보강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바쁘다. 한화는 내야에 비해 외야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FA 시장의 유일한 외야수 정수빈을 둘러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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