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양준혁과 '36' 이승엽의 발자취…오재일, 삼성에서 선택은?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2.16 08: 02

새로운 팀에서 오재일(34)의 등에는 몇 번이 쓰여져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오재일과 4년간 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22억원(6억+6억+5억+5억), 인센티브 합계 4억원(매년 1억) 등 최대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재일로서는 약 8년 만에 둥지를 새롭게 옮기게 됐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오재일은 이후 히어로즈를 거쳐 2012년 이성열과의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로 옮기게 됐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5년 14홈런을 때려내며 본격적으로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은 그는 2016년부터 4시즌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중간 부상으로 잠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16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하면서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뽐내기도 했다.
삼성은 오재일이 가지고 있는 파워를 높게 사면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최신 휴대폰까지 주는 정성을 보이면서 결국 '삼재일(삼성+오재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오재일에게 줄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두산에서 오재일이 달고 있던 36번이다. 누군가가 달고 있어서가 아닌 '레전드' 이승엽의 번호로 삼성의 영구결번이기도 하다.
오재일 역시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재일은 "이승엽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이승엽 선배님의 뒤를 따르게 됐다는 점도 삼성을 선택한 이유중 하나인 것 같다"라며 "영구결번이니 당연한 일이다. 다른 번호를 달고도 이승엽 선배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면 그 번호 역시 이승엽 선배님의 36번 처럼 좋은 번호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히어로즈 시절 달고 있었던 번호도 삼성에서는 달지 못한다. 과거 히어로즈에서 오재일은 10번을 달고 뛰었다. 당시 오재일은 이숭용(현 KT 위즈 단장)의 등번호를 이어 받았다. 그러나 삼성에서 10번은 또다른 전설 양준혁의 번호로 역시 영구 결번이 돼 있다. 이외에도 히어로즈 시절 10번을 달기 전에 등번호였던 35번은 내야수 김성표의 번호.
비록 이전에 인연이 있던 번호는 삼성에서 달 수 없거나 이미 주인이 있어 새 번호를 고르는데 고민을 해야 하지만, 오재일은 새로운 팀에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오재일은 "팬들과 만나뵙게 돼 영광이다. 대구라는 도시에서 저를 많이 환영해주시고, 저를 원한다는 걸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 팀을 선택했다. 팬들을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삼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