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한 세기가 넘도록 사용해 온 팀 이름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며 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뉴욕 포스트를 비롯한 다수의 미국매체는 지난 14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가 ‘인디언스’라는 이름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사용할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프로스포츠계는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있는 팀 이름을 변경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 원주민들과 관련된 팀 이름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다.
![[사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프란시스코 린도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2/15/202012150053773493_5fd78be2769b3.jpg)
클리블랜드 역시 팀 이름인 인디언스와 더불어 인디언을 희화화한 마스코트(와후 추장)를 사용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2014년 모자에 새기는 공식 로고를 ‘와후 추장’에서 알파벳 ‘C’로 변경했고 2018년을 마지막으로 구단 상품에서 와후 추장 로고 사용을 중단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디언스’라는 팀명까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4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72년째 우승이 없는 클리블랜드는 와후 추장의 저주로 유명하다.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바꾸면서 와후 추장의 노여움을 사 우승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저주다. 와후 추장의 저주는 밤비노의 저주(보스턴), 블랙삭스의 저주(화이트삭스), 염소의 저주(컵스) 등 메이저리그의 다른 유명한 저주들이 모두 깨진 가운데 유일하게 풀리지 않은 저주로 남아있다.
클리블랜드가 인디언스라는 팀명까지 포기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와후 추장의 저주가 풀리는데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오랫동안 리빌딩을 진행하며 팀 전력을 다져온 클리블랜드는 2010년대말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6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시작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올해는 35승 25패 승률 0.583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자격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양키스에게 2연패를 당하며 맥없이 물러났다.
팀이 전성기에 올랐을 때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클리블랜드는 이제 점차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팀의 주축 선발투수인 마이크 클레빈저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했고 이제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전 유격수인 프란시스코 린도어 트레이드를 추진중이다. 내년 FA 자격을 얻는 린도어와 클리블랜드가 재계약을 맺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셰인 비버를 비롯해 카를로스 카라스코, 잭 플레작 등이 버티고 있는 선발진은 클레빈저의 이적 후에도 제법 단단한 모습이다. 하지만 린도어가 팀을 떠나면 타선에는 호세 라미레스를 제외하고는 믿을만한 타자가 남지 않게 된다. 클리블랜드는 린도어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수급하고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설 전망이다.
1915년부터 106년간 사용한 팀 이름을 버리며 변화를 시작한 클리블랜드는 달라진 이름과 함께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