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위기? 두산, FA에 '200억' 화끈하게 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2.17 05: 20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두산 베어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았다. 주축 선수들의 대거 FA 취득을 앞두고 ‘라스트 댄스’를 노렸으나 준우승으로 끝났다. 모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FA 시장에서 핵심 선수들이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막상 FA 영입전이 벌어지자, 두산은 화끈하게 베팅에 나섰다. 2명이 팀을 떠났지만, 2명을 잡는데 벌써 141억원을 투자했다. 남은 세 선수를 모두 잔류시킨다면, 200억까지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내야수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김재호, 외야수 정수빈, 투수 유희관, 이용찬 등 7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허경민은 두산과 4+3년 총액 8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20억 원과 4년간 연봉으로 45억 원을 받는다. 4년 이후에는 선수 옵션으로 3년 20억 원의 조항이 있다. 두산은 16일 정수빈과 계약 기간 6년에 총액 56 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6억 원과 연봉 3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이 포함됐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타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 놓치지 않기 위해 장기 계약을 제시하면서 베팅액을 높였다. 당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과잉 지출이다. 
최주환은 SK와 4년 최대 42억 원에 계약하며 떠났고, 오재일은 삼성과 4년 최대 50억 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오재일에게 40억 원대 베팅을 했지만, 삼성의 막판 올인 전략에 밀렸다. 
앞으로 두산은 김재호(35), 유희관(34), 이용찬(31) 3명과 협상을 진행한다. 4년 전 50억 원에 FA 계약을 했던 김재호는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팀내 주전 유격수다. 수비 실력은 리그 정상급이고, 한국시리즈에선 맹타를 과시하기도 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유희관은 구속이 130km 초반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제구력으로 8년 연속 10승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최소 규정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 외국인 투수 2명(플렉센, 알칸타라)이 모두 떠나는 두산은 선발 자원을 지켜야 한다.  
이용찬은 지난 5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는데, 현재 재활 중이다. 제주도에서 단계별 피칭 프로그램(ITP)에 들어간 이용찬은 재기를 자신하고 있다.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10승 투수를 기대할 수 있다. 
김재호와 유희관에게 실질적인 관심을 갖는 타 팀은 없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용찬은 한 두 팀이 눈여겨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유증 없이 재활에 성공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면, 영입 경쟁이 붙을 수도 있다.   
두산이 이들 3명을 모두 잡는다면 60억 원 정도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FA 5명을 지키는데 200억 원을 쓸 지도 모른다.  
FA 시장이 열리기 직전, 김태룡 두산 단장은 팀내 FA 계약을 걱정하는 주위 시선에 대해 “이참에 완전 리빌딩을 하라는 얘기도 많이 하더라”고 웃으며 “우리 돈 있다. 잡을 선수는 잡을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곤 적극적인 베팅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도중 2군 훈련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매각한 뒤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약 290억 원대 자금을 차입했다. 그룹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자금 중 일부는 "베어스의 운영 자금으로 확보됐다"고 했다. 
허경민과 정수빈을 잡는 데 141억원을 투자했는데, 계약금(합계 36억)만 목돈으로 나가게 된다. 미래의 구단 운영은 예측하기 힘들겠지만, 당장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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