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정수빈(두산)을 놓친 한화가 결국 내부 자원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충분히 할만큼 제시했기에 아쉬움을 잊은 한화는 내년 시즌 후 FA 시장의 외야 ‘풍년’을 기약하고 있다.
한화는 올 겨울 FA 시장에서 유일한 외야수 자원인 정수빈을 영입 대상으로 놓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협상 시간을 오래 끌지 않았다. 지난 10일, 14일 두 차례 만남을 통해 구단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를 제시했다.
4년 보장 40억원으로 당초 구단이 설정한 조건보다 상향 조정했지만 6년 최대 56억원으로 붙잡은 두산을 이길 수 없었다. 두산은 구단주 차원에서 내부 FA 잔류 1~2순위로 허경민과 정수빈을 점찍었다. 선택과 집중으로 두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올해 무려 23명이 선수들을 정리하며 팀 연봉을 24억원가량 줄인 한화가 ‘돈싸움’에서 밀릴 이유는 없었다. 다만 과도한 오버페이를 경계한 한화는 40억원을 초과한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다. 팀 사정상 정수빈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 이상 투자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지만 한화가 추가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협상에서 물러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내년 시즌 후 FA 시장에는 어느 때보다 외야수가 넘친다. ‘역대급’ 외야수 FA 시장이 열린다.
두산 김재환, 롯데 민병헌, 손아섭, LG 김현수, 삼성 박해민 등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특급 외야수들이 FA로 대거 시장에 나온다. 두산 박건우도 국제대회에 참가할 경우 등록일수를 보상받아 빠르면 내년 시즌 후 FA가 될 수 있다.플레이 성향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내년 FA 외야수 대부분이 정수빈보다 시장 가치가 높다. 팀 전력을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한화는 내년 시즌 후 FA 외야수 자원들까지 감안해 정수빈 영입전에서 두 번 만에 최대 조건을 제시한 뒤 물러났다. 어차피 내년 시즌은 전면 리빌딩의 첫 해로 성적을 내야 하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기존 자원들로 승부해본 뒤 이를 토대로 FA 참전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
외야의 경우 올해처럼 정수빈 1명만 있는 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FA 자원의 폭이 어느 때보다 넓다. 내년 시즌 팀 내 외야 자원들의 성장 또는 반등이 이뤄진다면 노선이 바뀔 여지는 있지만 한화는 내년까지 보고 정수빈에 대한 미련을 떨쳤다. 올 겨울 아쉬움이 다음 겨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