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다고 후배들과 울고불고→단장과 FA 인증샷 반전” 35세 FA의 유쾌한 폭로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2.18 05: 30

 40~50억 원의 대형 계약이 오가는 FA 시장에서 LG 김용의(35)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FA 계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프로 데뷔한 김용의는 올해 처음 FA 자격을 얻었고, LG와 1년 총액 2억 원(계약금 1억+연봉 1억)에 계약했다. 계약 후 차명석 LG 단장과 환한 웃음으로 악수하는 공식 인증 사진도 남겼다.
소중한 FA 권리 행사였고, 선수 자신에게는 뜻깊은 의미도 있었다. 김용의는 통산 878경기 타율 2할6푼2리 9홈런 163타점 303득점 100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101경기에서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출장해 타율 2할7푼1리(70타수 19안타) 1홈런 12타점 28득점을 기록했다. 

17일 열린 LG의 2020 랜선 러브 기빙 데이에 참석한 김용의는 행사 MC로 나선 박용택과 유쾌한 인터뷰로 FA 계약 뒷얘기를 전했다. 
김용의= FA 선수로 계약하고 돌아온 김용의 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용택= 정말 묻고 싶은 게 많다. FA 신청을 어떻게 한건가(웃음).
김용의=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LG에서 10년 이상 뛰었는데 구단에서 신청을 하라고 하더라.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신경 써준 것 같다. 최선을 다하니깐 나한테도 기회가 온 것 같다. 100억 아니면 계약 안 한다고 얘기를 하고 다녔다.(웃음)
박용택= 시즌 마치고, 야수들끼리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다. 나랑, 정근우, 이성우, 김용의를 위해 후배들이 미니 은퇴식 같은 것을 해줬지 않느냐. 그러고 나서 FA 신청을 하더라. 
김용의= 당시는 나도 어떻게 될 지 몰랐다. 지도자, 선수, 백수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올라가라고 하는데, 은퇴하는 형들만 올라가더라. 왜 나보고 올라가라고 하는지 모르고, 따라 올라갔다. 
박용택= 후배들이 김용의를 은퇴하라고 보낸거다.(웃음)
김용의= 울고불고 했다. 오지환, 정주현과 겨앉고 울고불고 했다. ‘그만 둬야 하나’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랬다.(웃음)
[사진] LG 트윈스 제공
박용택=뉴스를 봤다. 그런데 단장님과 악수하는 사진도 찍었더라. 내가 입단식과 FA 3번을 하면서 단장님에게 ‘사진 찍어주세요’ 했는데도 난 한 번도 못 찍었다. 단장님과 사진은 어떻게 찍었나.
김용의= 계약 끝나고 단장님이 사진 찍자고 하더라. 사실 욕심은 있었다. 그럴 만한 선수가 아니라 고민을 많이 했다.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 준 것 같다. 그런데 사진 찍을 때 옆에서 구단 직원들은 모두 웃고 있었다. 아니 김용의가 FA를 하다니 분위기였다.(웃음)
박용택= 단장님께 영상 편지 한 마디 한다면.
김용의= FA 신청하고 금액은 얘기하지 않았다. 계약 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계약 후 단장님이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나에게는 금액보다는 FA 선수라는 의미가 더 컸다. 흔쾌히 계약 해주셔서 구단에 감사하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행사 말미 김용의는 ‘김용의에게 차명석 단장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팬의 질문에 “빛과 같다. 어둠 속에서 탈출구를 인도하는 한 줄기 빛과 같은…”이라고 고마워했다. 
박용택이 ‘후배들에게 한 턱 내느냐’라고 묻자, “계약금 들어오면 후배들에게 쏘기로 이미 약속했다. 형도 꼭 와라. 안 오면 죽는다”고 호기있게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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