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아시아 정상에 오른 뒤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
울산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밤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서 열린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주니오의 페널티킥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2012년 우승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2번째 정상을 탈환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 다잡았던 K리그 우승을 놓쳤던 울산은 올 시즌도 우승이 유력했지만,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FA컵 결승서도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 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12/20/202012200144770834_5fde2f71922a7.jpg)
김 감독은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준우승 두 번 뒤 침체된 분위기여서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 남았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 단장님이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족한 감독과 함께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또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축구가 즐거워야 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다”는 그는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 감사하다”고 했다.
울산에 작별 인사도 건넸다. 김 감독은 9연승 우승과 이듬해 울산 잔류에 대해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다. 정말 잘해줬다.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면서 “난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울산과 작별을 고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