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에이스들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가운데 도쿄 올림픽이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은 오랫동안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해 온 투수들이다. 하지만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에서는 세 투수를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과 김광현은 현실적으로 올림픽 참가가 어렵다.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었던 추신수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이끈 사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선수가 정규시즌과 같은 시기에 열리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현종 역시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내년 대표팀 참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약 KBO리그에 잔류하거나 일본으로 진출한다면 충분히 올림픽에도 나설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로 떠난다면 대표팀 참가가 어렵다.
국가대표 에이스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지만 올해 KBO리그에서는 1~2년차 어린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도쿄 올림픽은 어쩌면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의 탄생을 알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투수는 올해 고졸신인투수로 신인상을 수상한 소형준(KT 위즈)이다. 소형준은 올해 26경기(133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시즌을 마쳤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빅게임피쳐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 후 “국가대표 투수가 나온 것 같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보다 훨씬 잘한 것 같다. 누구못지 않게 좋은 경기를 했다. 강팀 두산을 만나서 대등한 경기를 한 것은 대단하다”라며 소형준의 성장을 기대했다.
소형준과 마찬가지로 2020 드래프트 1차지명을 받은 이민호(LG 트윈스)도 20경기(97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년차 투수 송명기(NC 다이노스)는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6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2021년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신인선수들도 시즌 중반까지 활약에 따라 충분히 대표팀 승선이 가능하다.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1차지명),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1라운드) 등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신인 투수들이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이목을 끌은 장재영은 지난 17일 화상인터뷰에서 “야구선수들에게는 언제나 태극마크가 목표다. 그렇지만 아직 국가대표를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 먼저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최선을 다해서 하다보면 좋은 기회가 올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랫동안 에이스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는 걸출한 신인급 투수들을 배출했다. 팬들은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에서 새롭게 대표팀을 이끌 에이스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