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프로야구(CPBL)는 KBO리그에서 설자리를 잃은 외국인 선수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올해만 해도 헨리 소사, 에스밀 로저스, 브록 다익손, 라이언 피어밴드, 리살베르토 보니야 등 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이 대만에서 뛰었다.
내년에는 반대 양상이다. 대만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로 넘어온다. 지난달 한화와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한 라이언 카펜터에 이어 두산과 계약 협상 중인 아리엘 미란다도 한국행을 앞두고 있다. 두 투수 모두 올해 대만에서 준수한 성적을 내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카펜터는 라미고 몽키스에서 26경기 157⅓이닝을 던지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올 시즌 중 KBO리그 대체 선수 후보로 주목받아왔다. 중신 브라더스 소속 미란다는 25경기 156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활약했다. 두산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마이너리그가 취소되면서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1년 실전 공백으로 정확한 선수 평가가 쉽지 않았다. 올 시즌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한 대만 쪽에 시선이 향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 카펜터와 미란다 등 투수들이 우선 순위가 됐다.
![[사진] 라이언 카펜터 /CPBL 홈페이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2/20/202012202213770043_5fdf68ddbdc3e.jpg)
대만프로야구는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진다. 대만을 평정해도 KBO리그 성공은 장담하기 힘들다. 2017년 롯데 닉 애디튼, 2015년 KT 앤디 시스코, 2010년 SK 짐 매그레인, 2009년 SK 마이크 존슨 등 대만 출신 외국인 투수들이 중도 퇴출됐다.
하지만 성공 사례도 많다. 2002년 KIA 마크 키퍼, 2007년 SK 케니 레이번, 2012년 롯데 쉐인 유먼은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2년 이상 뛰었다. 유먼은 2014년까지 3년간 롯데에서 매년 12승 이상 거두며 38승21패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했다. 2015년 한화를 끝으로 한국을 떠났지만 대만 출신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한국에서 대만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컴백한 투수들도 준수했다. 2012년 삼성에서 활약한 뒤 2014년 대만에서 뛰다 2015년 한화와 계약한 미치 탈보트는 10승을 올렸다. 2012~2018년 한국에 몸담다 2019년 전반기 대만을 거쳐 SK 대체 선수로 들어온 소사도 9승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 일본에서 활약한 뒤 대만을 거쳐 2008년 두산에 돌아온 게리 레스도 가족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나기 전까지 좋은 성적을 냈다.
대만 출신 선수들은 대체로 몸값이 저렴하다. 기대치가 낮지만 평균 이상 성적을 올리면 가성비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리그 수준이나 특징이 다르긴 하지만 아시아 야구와 문화를 미리 경험해 적응력이 빠른 것도 장점이다. 대만 출신 수식어가 따라붙을 카펜터와 미란다가 내년 시즌 KBO리그에 새로운 트렌트를 제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아리엘 미란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12/20/202012202213770043_5fdf68dde7b7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