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신인 투수 이민호(19)는 데뷔 첫 해 인상적인 활약을 하며 장차 LG의 10년을 책임질 투수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민호는 올해 5월 6일 두산과의 어린이날 개막 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5월 21일 대구 삼성전에 데뷔 첫 선발 투수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9월 7일 사직 롯데전에서 1⅓이닝 동안 11피안타(2피홈런) 10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민호는 “슬라이더가 조금 풀리면서 밋밋하게 들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정말 많이 맞았다. 백투백 홈런을 맞았을 때는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잠시 후에 정신을 차리고보니 내 자신에게 너무 분하고 화가 났다. 혼자 더그아웃 뒤에서 많이 울었다. 그 경기가 많은 교훈과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민호는 올 시즌 20경기(97⅔이닝)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19살 신인치곤 숫자 이상으로 LG 선발진에 큰 몫을 해냈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떨지 않고 자기 공을 씩씩하게 뿌렸다.
이민호는 140km 후반의 빠른 직구와 변화구로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커터처럼 꺾이는 빠른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다. 이민호는 슬라이더 비결에 대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코치님(휘문고 김수환 코치)께서 슬라이더 각보다는 스피드에 더 신경 쓰라고 하셨다. 그때는 135~137km 정도 나왔었는데 프로 오니깐 142km까지도 나왔다. 각이 크지 않지만 빠르게 휘어서 커터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슬라이더 그립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민호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재활군으로 훈련했다. 이민호는 “솔직히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몸이 완전하게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전지훈련을 갔더라면 시즌을 잘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던 것이 오히려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뛸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거 같다"고 돌아봤다.
LG는 아직 영글지 않은 이민호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킨 후 철저하게 관리했다. 5일 로테이션이 아닌, 5선발 정찬헌과 번갈아 10일 로테이션으로 돌렸다. 정찬헌은 위험 부담이 많았던 허리 수술 이후 재활에 성공했지만, 선발 등판 후 회복 시간이 길었다.
이민호는 “10일 로테이션으로 체력적인 많은 도움이 됐다. 많이 배려해주셔서 10일 로테이션을 돌면서 점점 로테이션을 짧게 줄여 가다보니 시즌 후반기까지 체력 문제 없이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일단 아프지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완주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