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9위 추락→9년만에 FA 영입, 내년 성적은 외국인에 달렸다 [2020 SK 결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12.22 19: 21

 지난해 88승을 거둔 SK 와이번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 허무하게 2위로 밀려났다. 그 여파는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이어졌다. 2020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 스프링캠프에서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창단 20주년의 부푼 꿈은 9위 추락의 악몽으로 끝났다.
2020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17승 투수 산체스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로 떠났다. 캠프에서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김광현과 산체스가 거둔 34승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은 2경기만 등판하고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중도 퇴출됐다. 리카르도 핀토는 30경기 6승 15패로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다. 김광현과 산체스 공백을 메워줘야 할 외국인 투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SK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rumi@osen.co.kr

게다가 2019시즌 세이브 1위(36세이브) 투수였던 하재훈마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뒷문도 흔들렸다. 1승 1패 4세이브 6블론세이브,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6월말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 시즌 끝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SK 마운드는 2019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48)에서 올해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57)로 추락했다. 10위 한화(5.28)보다 마운드가 약했다. 
개막 3연전부터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시즌 내내 돌아가며 3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령탑마저 쓰러졌다. 
개막 초반부터 10연패에 빠졌고, 극심한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염경엽 전 감독은 6월 25일 두산전 도중 덕아웃에서 정신을 잃었다. 염경엽 감독은 9월 1일 복귀했으나 일주일 만에 다시 건강에 이상 신호가 생겨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8월말 11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2000년 팀 창단 후 최다 연패인 11연패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2000년 양대리그 체제에서 매직리그 4위를 경험한 SK는 2001년 8개팀 단일시즌에서 7위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역대 최악인 9위 성적표를 받았다.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정상 도전의 목표는 허무한 꿈이었다.  
시즌 후 SK는 빠르게 변화했다. 민경삼 대표이사, 류선규 단장으로 프런트가 개편됐다. 염경엽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김원형 신임 감독이 임명됐고 코치진도 대폭 물갈이 됐다. 
충격적인 성적을 벗어나기 위해 9년 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다. 취약 포지션인 2루수를 보강하기 위해 장타력을 갖춘 최주환을 4년 최대 42억원에 영입했다. 외부 FA 영입은 2011년 조인성, 임경완 이후 처음이다. 
10월말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3명을 확정했다. 투수 윌머 폰트(총액 100만 달러)와 아티 르위키(총액 75만 달러)를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는 제이미 로맥(총액 115만 달러)와 재계약했다. 
폰트는 건장한 체격(193cm, 113kg)으로 최고 구속 154km의 강력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탈삼진 능력이 좋다고 한다. 르위키도 큰 키(190cm)에서 최고 구속 151km의 빠른 직구를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SK의 기대치대로 던져준다면 순위는 올라갈 것이다. 
내년 외국인 투수들이 평균 이상을 해준다면 상위권 자리를 되찾을 만한 전력이 된다. 2019년 김광현(17승)+산체스(17승)+소사(9승)가 43승을 합작했다. 올해 킹엄과 핀토는 합작 6승에 그쳤다. 사라진 37승. 지난해 88승에서 올해 51승, 사라진 퍼즐이었다. 
외국인 선수 흉작을 벗어나는 것이 관건. 부상 악몽을 겪은 타자들이 건강해야 하고, 마무리가 사라진 불펜을 재정비하는 것도 숙제다. 바닥에서 다시 치고 올라갈 분위기는 마련됐다. /orange@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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