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감사한 일 년을 보냈다.”
SK 와이번스 구단은 22일 “2021년 재계약 대상자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올해 데뷔 시즌을 보낸 대졸 신인 최지훈(23)이다.
동국대 졸업 후 2020년 2차 3라운드에서 SK 지명을 받은 최지훈은 올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부침도 있었지만 시즌 끝까지 잘 견뎌냈다. 그 결과에 대한 보상은 팀 야수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과 인상액 기록이다.

최지훈은 2020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8리 1홈런 27타점 18도루 출루율 .318 장타율 .326를 기록했다. 7월 한달간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지만, 구단은 그에게 기존 연봉 2700만 원에서 5300만 원을 올려 8000만 원을 제시했다.
연봉 인상률은 196.3%다. 최지훈의 연봉 인상률은 2014시즌 후 한동민이 기록한 170%(2400만 원→6500만 원)를 뛰어넘는 구단 야수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최지훈은 OSEN과 전화 통화를 하며 “감사한 한 해를 보냈다. 응원도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최지훈은 “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잘 될 때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런데 7~8월에는 밥을 거의 제대로 못 먹었다. 한 달 정도는 하루에 한 끼를 먹을까 말까였다. 주위에서는 ‘이만큼 한 것도 대단한거다.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라’라고 하는데, 더 잘 하고 싶은데 뜻대로 잘 안되니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최지훈은 5월에 18타수 6안타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고, 6월 한달간 타율 3할1푼5리(92타수 29안타) 활약을 펼쳤다. 그러다 7월 타율 2할1푼1리로 기세가 꺾였다. 8월에 타율 2할7푼9리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9월 타율 2할3푼9리로 ‘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야 수비, 빠른 발 등 장점으로 시즌 끝까지 중용됐다.
최지훈은 ‘제2의 김강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그는 “신인으로 초반에는 부담이 없었다. 첫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한 뒤 잘 풀렸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게 기대치가 생겼고 부담이 쌓이더라.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부담감이 커졌지만, 이를 악물고 뛰었다. 타격과 수비에서 근성이 대단했다. 더 잘하겠다는 욕심도 컸다. 시즌 종료 후 휴식조로 넣어 많은 경기를 뛴 신인을 배려했지만, 그는 쉬지 않았다.
최지훈은 “올해 많은 경기를 뛴 것 같다. 몸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지금 웨이트 등 기본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마무리 훈련은 휴식조였지만,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내가 휴식조에 들어갈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계속 운동을 하고 싶었다. 내가 부족했던 것들을 계속 생각하고 보완하고 싶었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몸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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