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공동7위&팀내 1위’ 박종훈, 내년 목표 SK 첫 '잠수함 15승'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0.12.23 14: 10

“내년 목표는 15승입니다.”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9)은 2020년 한 시즌 동안 애를 먹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무대로 떠난 후 ‘에이스’, ‘분위기 메이커’ 담당은 박종훈의 몫이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강력한 ‘원투 펀치’ 노릇을 해주길 기대했지만 닉 킹엄은 시즌 초반 아파서 떠났고, 남은 리카르도 핀토는 팀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리그 최다 패배 기록만 안고 갔다.
외국인 투수의 아쉬움은 고스란히 국내 투수들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박종훈의 가치가 돋보였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2018년 14승(8패, 평균자책점 4.18)을 거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13승(11패, 평균자책점 4.81)을 올렸다. 

SK 잠수함 투수 박종훈.

또 박종훈은 핀토(162이닝) 다음으로 많은 157⅓이닝을 던졌다. 삼진은 가장 많은 134개를 뽑았다. 
2018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던 박종훈은 올해 다시 최다승 투수가 됐다. SK ‘에이스’ 노릇을 했다. 게다가 박종훈은 리그 국내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KT 위즈 신인 소형준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7위에 올랐는데, 박종훈과 소형준 위로는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다. 공동 10위에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최채흥(삼성 라이온즈, 이상 11승)이 걸쳐 있을 뿐이다.
이러한 박종훈의 활약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유가 또 있다. 팀 타율 9위(250), 득점 9위(634개), 타점 9위(595개), 득점권 타율 9위(0.254), 장타율 9위(0.383), 출루율 9위(0.329)를 보면 수긍이 간다. 타격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발 이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94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높았다.
물론 박종훈 이후 필승조가 가동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전체 불펜진 평균자책점으로 따지기는 어렵지만, 뒤가 불안하다는 것은 선발투수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 2루수가 없었다는 점은 마운드에 있는 투수에게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SK가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온 최주환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종훈은 고군분투 했다.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진 위치라 신경써야 할 일도,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 노릇도 해야 했다. 물론 시즌 중 “쉽지 않네요”라며 힘든 내색도 살짝 내비쳤지만, 끝까지 자신이 할 일을 다했다. 
올해 힘들었지만, 내년에는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SK 투수들을 잘 아는 김원형 감독과 조웅천 투수 코치가 SK로 돌아왔다. 박종훈도 김 감독과 조 코치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박종훈은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나를 잘 아는 감독님과 코치님이다. 배울게 많다. 힘이 난다.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종훈은 “내년에는 15승이 목표다. SK 창단 후 첫 잠수함 15승을 해내겠다. 그렇게 100승까지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 SK 소속으로 좌완 김광현을 비롯해 외국인 투수까지 '15승+'은 나왔지만 아직 언더핸드 투수로는 없다. 15승 이상이 없다. 박종훈이 이 기록을 내년 목표로 세운 것이다.
박종훈은 잘 아는 코칭스태프가 구성됐고, SK의 큰 고민이었던 2루 강화도 FA 최주환 영입으로 해결됐다. 아울러 공격력 강화도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2명도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평가다. 여러모로 박종훈이 올해보다 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자신의 투구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박종훈 개인에게도, 팀에도 더 나은 2021시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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