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현저한 긴축 기조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38)와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해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조용히 진행 중이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간판’ 이대호와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연내 협상 타결보다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는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역대 최고액인 4년 15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까지 하고 돌아온 국내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을 금액에 담았다. 수긍이 가는 금액이이라는 평가와 그래도 과한 금액이라는 평가가 분분했다.

물론 이대호는 지난 4년 간 팀에서 대체할 수 없는 공격 생산력을 보여줬다. 타율 3할8리(2110타수 650안타) 107홈런 434타점 OPS 0.879의 기록을 남겼다. 이 기간 팀 내 홈런 1위, OPS 3위를 기록했다. 아직 이대호의 공격 생산력을 대체하고 따라올 만한 신예 선수들을 찾기 힘들다. 그렇지만 최근 두 시즌 동안 ‘에이징 커브’와의 연관성을 피할 수 없었다. 올해는 타율 2할9푼2리 20홈런 110타점 OPS 0.806의 기록을 남겼지만 붙박이 4번 타자로서의 기여도를 높이 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대호의 눈높이와 구단이 책정한 가치의 차이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협상의 관건이다. 이대호보다 한 살 어리지만 월등한 생산력을 과시했던 최형우(37)는 2차 FA에서 3년 총액 47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대호 측이 협상에서 바로미터로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생산력과 에이정커브의 완만한 곡선 등 이대호와 비교하기에는 최형우의 현재와 미래 가치가 더 높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아울러 과거의 롯데가 이대호에게 ‘상징성’에 초점이 맞춰진 협상을 했다면 이번의 구단은 현실적이면서 미래가치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며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대호가 갖고 있는 팀 내 존재감과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전과는 협상 기조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롯데 그룹, 구단은 이미 지난해부터 긴축 운영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FA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구단 운영이 방만해졌다. 투자 대비 성적이 신통하지 않았다. ‘고비용 저효율’ 구단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대호와 맺은 초대형 계약도 영향이 없지 않았다. 방만한 구단 운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이제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FA 영입)보다는 구단 육성 인프라에 투자하면서 미래를 도모하는 구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도 대규모 방출 작업을 통해 축소시켰다.
또한 번외 요소지만 지난 2년 간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판공비 논란까지 불거졌다. 시즌 성적, 기여도 등과 별개지만 협상에서 이대호 측에 그리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과연 롯데와 이대호는 별 다른 진통 없이 프랜차이즈 스타의 위상을 확인하면서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계약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