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 넥슨 IP(지식재산권) 사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콜라보다. 넥슨은 주요 사업인 게임에 패션, 자동차, 금융, 식품 등 전혀 다른 업계의 상품, 서비스를 결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넥슨은 이렇게 IP 다각화에 집중하는 이유로 ‘MZ세대(밀레니얼+Z)의 소비층 편입’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9년 보고서에서 MZ세대와 같은 새로운 소비층의 최대 지출 시기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규모는 연간 1조 3000억 달러(약 14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종산업-콜라보를 통해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IP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강민혁 넥슨 커뮤니테이션본부장은 “산업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시도로 게임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패션부터 자동차까지… ‘카트라이더’ 올라탄 산업계
먼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넥슨 IP 사업을 앞선에서 이끌고 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지난 2019년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카트라이더’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누구나 접근이 쉬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현재 누적 이용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지난 1일에는 구글플레이 ‘2020 올해를 빛낸 앱・게임’ 시상식에서 ‘2020 올해의 베스트 게임’을 수상했다.
이러한 전연령대에 걸친 고른 흥행에 힘입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패션, 자동차, 캐릭터 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패션브랜드 ‘슬로우애시드’는 다오, 배찌 등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새긴 의류를 출시했으며, 지난 9월 현대자동차는 신형 모델 ‘쏘나타 N라인’을 모티브로 제작한 카트를 게임에 업데이트했다. 이마트는 총 상금 5000만 원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IP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라인프렌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카트라이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부터 콜라보 캐릭터 상품 출시,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까지 IP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과 맞손… 게임・금융 결합 콘텐츠 추진
넥슨은 산업 간 융합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넥슨은 신한은행과 손잡고 MZ세대 공략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뛰어 들었다. 넥슨은 그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연구 및 개발을 전담하는 ‘인텔리전스랩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해왔다. 넥슨과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을 추진한다.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과 공동 미래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양사의 노하우를 결합한 신규 사업모델 및 공동마케팅으로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은 "넥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MZ세대에게 게임과 결합한 금융이라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IP 생명력 강화 수단, 9회째 맞은 ‘네코제’
하지만 이종산업 간의 협업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대신 충성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유행에 따라 콜라보 제품도 짧은 주기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넥슨은 IP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네코제’는 게임 팬들이 넥슨 IP로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콘텐츠 축제다. 지난 2015년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은 ‘네코제’에서 판매된 유저 창작품은 15만 9600여 개에 달한다.
넥슨은 소비자에게 직접 콜라보를 제안해 ‘IP 생명력 강화’ ‘고객 충성도 제고’ 등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권용주 넥슨 IP사업팀장은 "캐릭터 사업 자체의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넥슨 브랜드를 자주 경험하고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다”며 “유저 아티스트가 넥슨 IP를 재해석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네코제의 힘이다”고 강조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