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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 미소 뒤에 초보들의 불협화음...롯데팬들은 언제 웃을까 [2020 롯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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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2020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뉴 롯데’의 시작은 당찼다. 이전과 다른 ‘프로세스’로 스토브리그를 지배했다. 선수단의 분위기 역시 역대급으로 흥겨웠다. 선수들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아야 할 초보들의 갈등의 스파크가 웃음기를 가시게 했다.

2019년 구단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최악의 시즌을 보낸 롯데는 메이저리그에서 프런트 수업을 받은 성민규 단장을 프런트의 수장으로 선임했다. 2020시즌부터 선수단을 이끌어 갈 새로운 선장 역시 재야의 인재로 평가받았던 허문회 감독을 선임했다.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문제 해결을 위해 한화와 트레이드로 지성준을 영입했다. FA 시장에서는 오버페이를 지양하면서 2루수로 명예회복을 노리던 안치홍과 상호 옵션을 넣은 2+2년 계약(총액 56억 원)이라는 메이저리그식 계약 방식을 도입해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외국인 코디네이터 임명, 첨단 데이터 분석 장비 구비 등 전체적인 육성 시스템까지 개선시켰다. 

[OSEN=인천, 최규한 기자]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 dreamer@osen.co.kr

섣부른 예상이었지만 롯데의 정상화 프로세스는 성공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보였다. 정규시즌 개막과 동시에 5연승을 달리는 등 시즌 초반 분위기도 하늘을 찔렀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을 누구보다 편하게 대하며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허문회 감독의 멘탈 케어에 정훈, 이병규, 김대우 등의 베테랑들은 부활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성민규 단장이 웃었고 시즌 중 그라운드에서는 허문회 감독이 덕아웃에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OSEN=김성락 기자]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이 열렸다. 롯데 성민규 단장과 이석환 사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러나 덕아웃의 웃음 뒤에는 불협화음이 벌어지고 있었다. 구단의 대표 성민규 단장, 현장의 얼굴인 허문회 감독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허문회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에서 종종 구단을 향한 불만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선수단 운영 방안에서 구단과 현장의 잡음이 자주 일어났고, 불협화음이 그라운드의 선수들보다 더욱 부각됐다. 시즌 중 팀의 관심사는 경기력과 함께 성 단장과 허 감독의 갈등에 집중이 됐다. 

선수들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하려고 했지만 구단 외적인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결국 양 측의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은채 시즌이 끝났다.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 모두 첫 시즌이었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불협화음은 건전한 백색소음이 아닌 소음공해 수준이었다. 

물론 2020시즌 팀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시즌 최하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고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쳤다. 누구도 5강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패배 의식을 지우고 5강권 팀들과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리틀 이대호’ 한동희가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김원중의 성공적인 마무리 연착륙, 선발 투수 이승헌의 발굴, 포수 김준태, 내야수 오윤석의 성장 등 선수 육성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었다. 실패라고만 규정할 수는 없는 2020시즌이었다. 

[OSEN=부산, 김성락 기자]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롯데 허문회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ksl0919@osen.co.kr

그러나 2021시즌 롯데는 달라져야 한다. 팬들이 웃어야 한다. 더 이상 구단 프런트와 현장 사이의 갈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순간들이 없어야 한다. 시즌을 풀어가고 구단을 운영하면서 양 측이 대척점에 서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시즌 내내 불편한 동행이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새로운 시대의 롯데를 맞이했는데 새로운 갈등이 함께 따라온 셈이었다. 

롯데는 2021시즌과 미래의 노선을 일찌감치 정해놓고 준비하고 있다. KT와 트레이드로 내야수 신본기, 투수 박시영을 내주며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자원을 받았다. 선수단 역시 더욱 슬림화 시켰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눌러앉혀 전력 유출의 최대 변수를 차단했다. 딕슨 마차도와도 일찌감치 재계약 했고, 150km를 상회하는 파이어볼러 앤더슨 프랑코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일찌감치 마쳤다. 기존 전력의 유출은 없다. 2020시즌 부진했던 안치홍, 민병헌이 절치부심 반등을 준비하고 있고, FA 협상을 해야 하지만 잔류가 유력한 이대호의 마지막 불꽃을 기대해봐야 한다.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됐고, 기대 요소들도 생겼다. 하지만 드러나는 불협화음이 이제는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초보들의 불협화음이 2년차에는 달라져야 한다. 비시즌에 즐겁고 덕아웃의 선수단만 즐거워서는 안된다. 이제는 팬들을 웃게 만들어야 한다. /jhrae@osen.co.kr

[OSEN=부산, 곽영래 기자]연장 10회말 2사 1,2루 롯데 정훈이 끝내기 스리런을 떄린 뒤 허문회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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