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의 등번호 44번, 행복회로 돌려본다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12.24 07: 22

프로야구 선수에게 등번호는 또 다른 이름이다. 
입단할 때 대충 받은 번호가 어느덧 자신을 상징하는 숫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에 드는 등번호를 달기 위해 시즌이 끝나고 유니폼 교체를 감행하기도 한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등번호는 단순히 유니폼 뒤에 새겨진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의 장타 가뭄을 해소해줄 오재일의 등번호가 확정됐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찐팬으로 잘 알려진 오재일은 두산 시절 36번을 달았으나 삼성 이적 후 등번호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36번은 이승엽의 등번호로 삼성에선 영구결번이다.  

[사진] OSEN DB

오재일은 "영구결번이니 당연한 일이다. 다른 번호를 달고도 이승엽 선배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면 그 번호 역시 이승엽 선배님의 36번 처럼 좋은 번호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오재일의 선택은 44번. "원래 등번호는 못 쓰니까 남은 번호 가운데 선택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오재일의 44번과 관련된 행복회로를 돌려보자. 44홈런 달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오재일은 야구장 크기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면서 2016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돌파했다. 
오재일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강세를 보였다. 2016년 개장 후 5년간 27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 12홈런 33타점 장타율 .699 OPS 1.089를 기록했다. 삼성 이적 후 홈런 증가를 기대해도 좋을 터. 
오재일은 2016년과 2018년 27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오재일이 등번호 만큼 홈런을 때려낸다면 더 바랄 게 없을듯.  오재일이 40홈런 이상 달성할 경우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 이후 6년 만, 토종 타자 40홈런은 2003년 이승엽 이후 18년 만이다. 
삼성은 올 시즌 마땅한 4번 타자가 없었다. 이원석, 김동엽, 타일러 살라디노 등이 번갈아 4번을 맡았다. 삼성과 4년 계약을 체결한 오재일이 4년간 붙박이 4번으로 나선다면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44번 하면 메이저리그 전설의 강타자 레지 잭슨이 떠오른다. 잭슨은 통산 타율 2할6푼2리 2584안타 563홈런 1702타점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메이저리그 레전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삼성을 대표하는 왼손 슬러거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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