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9위에서 올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후에는 무려 23명의 선수들을 정리했다. 당장 내년에도 여전히 최하위권이겠지만 리빌딩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역대 최다 18연패 타이 기록을 세운 한화는 시즌 후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이 은퇴했다. 이용규를 비롯해 송광민, 최진행, 안영명 등 30대 중반 베테랑들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반면 이렇다할 전력 보강은 아직 없다. FA 시장에서 허경민, 최주환, 정수빈 등에 관심을 가졌지만 영입으로 이어진 선수는 없었다.

외국인 선수 3명을 계약했지만, 이름만으로 큰 위압감을 주기는 부족하다. 투수 2명은 SK에서 2경기만 뛰고 팔꿈치 부상으로 퇴출된 닉 킹엄, 대만프로야구에서 뛴 라이언 카펜터를 영입했다. 타자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을 기록한 라이언 힐리를 영입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5홈런, 24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30대 선수들이 떠난 자리에는 젊은 신예들이 채워야 한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A구단의 2군 관계자는“한화 2군에 괜찮은 선수들이 제법 많아 보이더라. 한화는 그동안 2군에서 조금 성과를 보여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하고 적체되는 느낌이 있었다”며 “2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기회를 잡지 못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팀을 맡은 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 시즌 후 30대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것이 2군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3년 이후의 전력을 보면 괜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즌 중간에 한화는 새 얼굴을 1군에 자주 콜업했다. 육성 선수에서 등록 선수로 전환한 선수만 해도 13명이나 된다. 대졸 신인 강재민, 방출 후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한화에서 다시 기회를 잡은 윤대경은 불펜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용규를 내보낸 외야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30대 초반인 노수광, 정진호, 김민하가 남은 선수 중에서 지명도가 있다. 올해 신인인 최인호, 임종찬은 타 팀 2군 관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인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8푼9리(131타수 51안타) 출루율 .429, 장타율 .496을 기록했다. 임종찬은 2군에서 타율 2할8푼3리(159타수 45안타) 출루율 .382, 장타율 .484를 기록했다. 1군에서 100타석 이상 타격 기회가 주어졌고 최인호는 타율 2할3푼6리, 임종찬은 2할3푼1리로 프로 1군 투수들을 경험했다.
한화가 새로운 감독으로 외국인 수베로 감독을 임명한 것도 리빌딩에 긍정적이다. 편견없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이 팀을 이끌면 팀 분위기가 좋아지며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을 보여줬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의 단점은 알고 싶지 않다. 장점만 알려달라. 3년간 팀의 성장 과정에 치중할 것이다"고 기대를 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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