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정보근 체제...롯데 안방, 다시 무한경쟁 소용돌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2.25 17: 09

다시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은 겨우 찾은 안정의 시간을 이어갈 수 있을까.
롯데는 올해 포수 포지션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해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지성준이 주인공은 아니었다. 김준태와 정보근이 안방에 나눠 앉으면서 지난 2년간 고민을 거듭했던 포수 포지션에 안정을 꾀했다. 
정보근은 외국인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전담 포수로 수비력과 볼배합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 수치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영역이지만, 전력 분석을 통한 연구, 순간적인 직감 등을 적절하게 가미한 볼배합으로 호평을 받았다. 자신만의 고집도 있다는 분석. 강견을 바탕으로 한 높은 도루 저지율(0.333)도 정보근의 강점. 그러나 타율 1할5푼(133타수 20안타) 5타점 OPS 0.384의 빈약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 주전 포수 구도에서는 정보근이 앞서 있었지만 결국 더 많은 기회의 몫은 김준태에게 돌아가야 했다.

롯데 김준태 /cej@osen.co.kr

김준태는 초반 정보근과의 포수 경쟁에서 밀려있는 듯 했다. 수비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김준태는 볼배합적인 부분, 블로킹, 프레이밍 등을 완벽하게 보완해서 정보근에 버금가는 수비를 펼쳤고 공격력에서는 선구안을 바탕으로(56볼넷/64삼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주전 포수 자리까지 꿰찼다. 타율 2할2푼5리(306타수 69안타) 5홈런 43타점 OPS 0.671의 기록은 다른 구단의 주전 포수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치인 것은 맞다. 하지만 최근 2년 간 포수 포지션에서 가시밭길을 걸었던 것을 생각하면 김준태의 활약은 가뭄의 단비였다.
하지만 김준태가 포수 경쟁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막판, 내년 시즌 포수 포지션 구상에 대해 “올해 김준태에게 고마웠다. 정말 잘해줬다”면서도 “포수 경쟁은 내년에 다시 리셋이 될 것이다”고 밝히며 원점에서 무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주전 포수가 됐지만 김준태도 안심할 수 없다. 타격에서의 정확성, 그리고 다른 수비력에 비해서 떨어지는 도루 저지율(0.158)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보근은 역시 타격에서의 정확성 향상이 과제다.
현역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강태율도 이전과 달라진 공수 존재감으로 내년 경쟁에 합류할 수 있고 역시 현역으로 군 문제를 해결한 나원탁도 유력한 후보. 아울러 사생활 관련 징계를 소화한 지성준도 다시금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1차 지명 신인 손성빈도 미래의 안방을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부분의 1군 코치진이 휴식을 취하던 시점, 행크 콩거 1군 배터리 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강태율, 김강현, 나원탁, 손성빈, 지성준 등을 마지막까지 지도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내년 시즌 포수 포지션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준비다. 
안정에 안주하지 않는 롯데의 주전 포수 자리. 과연 롯데의 안방은 내년에도 큰 고민 없이 시즌을 풀어나가게 하는 힘을 갖출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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