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되찾은 '아픈 손가락', 2021 신뢰 회복 프로세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2.27 05: 51

‘150km’ 상징적인 수치를 되찾았다. 이제는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 손가락’이 되어가고 있는 윤성빈(21). 선수와 구단 모두 만족하기 힘든 2020시즌을 보냈다. 2017년 입단 이후 1년 간 어깨 재활에 몰두한 뒤 2018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유망주의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고 시간은 점점 흘렀다. 150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구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구가 문제였다. 
그렇지만 구단은 윤성빈의 잠재력을 확인한만큼 성장을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시즌 도중 자매 구단인 일본 지바 롯데로 연수를 떠났다. 시즌 중 유망주의 해외 연수는 흔하지 않았지만 구단의 기대치를 알 수 있는 결단이었다. 

롯데 윤성빈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구단 프런트 수뇌부가 바뀐 뒤에도 윤성빈을 향한 기대치는 여전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직전에는 구단의 주도 하에 미국 드라이브라인 캠프로 ‘단기 유학’을 떠났고 신체 조건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구 메커니즘을 찾는데 주력했다. 현지 캠프 관계자들 역시 윤성빈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구속, 구위 등은 인정했다. 호주 스프링캠프로 돌아온 뒤 펼친 불펜 피칭에서도 윤성빈은 150km가 넘는 공을 꾸준히 뿌리며 기대를 높였다. 
이 기세를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이어가는 것이 윤성빈의 관건이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도 안고 갈 수 있을 정도의 구위를 꾸준하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윤성빈의 올 시즌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세를 잇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여러차례 밸런스와 투구폼 교정 과정을 거치면서 흔들렸다. 불펜으로 1이닝 안팎의 짧은 이닝만 소화시키게끔 하면서 육성 방향을 틀었지만 윤성빈 본래의 모습을 쉽게 찾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구단은 꾸준히 실전 마운드를 밟게 하면서 인내했다. 그 결과 퓨처스리그 시즌 막판에는 꾸준히 152~3km 의 구속을 찍으며 본래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31경기 2승2패 5홀드 평균자책점 4.76(28⅓ 15자책점), 22피안타, 32볼넷, 6사구, 25탈삼진. 이닝과 탈삼진보다 많은 4사구의 기록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퓨처스 팀에서는 윤성빈의 1군 승격을 조심스럽게 건의하기도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는 후문. 그만큼 윤성빈은 눈에 보이는 기록 이상의 성과를 내고 올해를 마무리 지었다.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희망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이제 4년차의 유망주 투수. 구단은 기대치에 걸맞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에 현재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가 이 모든 과정을 극복해야 한다. 올해 비시즌이 그만큼 더욱 중요해졌다. 선수 스스로 1군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금지옥엽의 유망주가 이제는 좀 더 강해져서 돌아와 롯데의 미래 프로세스의 한 축으로 돌아와야 한다. 선수 스스로가 가장 원할 것이다. 그리고 구단과 팬들 모두 윤성빈이 사직 마운드에서 다시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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