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후 첫 결실을 빠르게 일궈낼 수 있을까. KT와 농심이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개막 전 전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컵 대회, ‘LOL KeSPA컵’에서 결승행을 앞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승부는 ‘유칼’ 손우현과 ‘베이’ 박준병이 버티고 있는 미드 라인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KT와 농심은 27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리는 ‘2020 LOL KeSPA컵’ 4강 2일차 경기에서 결승전 티켓을 두고 대결한다. 지난 26일 벌어진 4강 1일차 경기에서는 담원이 한화생명을 3-1로 꺾고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다. 담원과 KT-농심 중 승리 팀은 5일 간의 휴식 이후 오는 2021년 1월 2일 우승컵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프리시즌 KT는 미드 라이너인 ‘유칼’ 손우현과 함께 리빌딩을 단행했다. ‘도란’ 최현준, ‘하이브리드’ 이우진 등 손우현의 짐을 덜어줄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KT에는 손우현의 부활이 절실하다. ‘2020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담원을 포함해 내로라하는 팀들 중 미드 라인이 약한 팀은 없었다. 손우현도 이를 체감한 듯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내가 잘해야 상체가 살아난다”며 각오를 다졌다.

다행히 손우현의 책임감은 이번 KeSPA컵에서 경기력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룹 스테이지 브리온, 한화생명을 상대한 2경기에서 손우현은 모두 빅토르를 선택해 남다른 성장력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한화생명전에서는 ‘쵸비’ 정지훈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승리를 쟁취했다. 손우현의 팀 내 대미지 비중(31.9%)은 대회에 출전한 KT 선수 10명 중 1위다.

농심은 다시금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손우현을 막아야하는 과제를 받았다. 경험 차이로 따지면 KT와 농심의 미드 라이너 간 무게감은 매우 다르다. 농심의 미드 라이너 ‘베이’ 박준병은 ‘2020 KeSPA컵’에서 데뷔전을 치른 신인 선수다. 베테랑 정글러인 ‘피넛’ 한왕호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첫 경기 담원전에서는 많이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 패배의 큰 지분을 차지했다.
다만 경기를 치르며 성장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소 불안한 부분은 있지만 오리아나, 신드라 등 성장형 챔피언으로는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농심은 신인인 박준병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배지훈 감독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박준병 선수를 중심으로 조합을 구성했었다. 경험이 부족하니 자신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에 4강 2일차 경기 결승전 티켓의 향방은 KT, 농심의 미드 라인 대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준병이 ‘피넛’ 한왕호의 지원 아래 손우현의 성장을 늦춘다면, 농심은 창단 후 첫 대회에서 결승행을 확정하는 대업을 이룰 수 있다. 반대로 KT는 손우현의 활약 아래 ‘리빌딩 성과’를 드러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