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이었던 투자였다. 하지만 모험의 가치가 뜬구름이 아닌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면서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류현진의 활약으로 토론토는 투자의 이유를 찾았고 활발한 오프시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4년 8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자 호평과 함께 오버페이 비판도 따라왔다. 류현진의 부상 이력,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의 열세 등을 문제 삼으면서 토론토의 투자, 그리고 류현진의 성공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2006년 A.J. 버넷(5년 5500만 달러) 이후 13년 만에 토론토 프리에이전트 투수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기에 당연히 많은 말들이 따라왔다.
그러나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의 첫 시즌, 토론토의 투자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펼치며 팀에 기여했다.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기록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위닝 멘탈리티’을 심어주며 에이스이자 리더로 거듭났다.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60경기 단축시즌이었고 포스트시즌 진출 팀도 늘어났지만 토론토는 류현진으로 투자의 효과를 입증했다.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이 토론토의 자세를 바꿔놓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토론토의 전환점은 지난해 12월, 류현진의 영입이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21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했던 2019년의 토론토 선발진이었지만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1년 만에 투수진을 확고하게 만들었다”면서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은 카반 비지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셰트 등 젊은 내야진을 중심으로 팀의 전력을 확실하게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고 강조했다.
투자의 힘을 확인한 토론토는 올 겨울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류현진이 다진 전력에 플러스 요소를 만들기 위해 프리에이전트, 트레이드 시장을 활보하고 있다. 조지 스프링어, DJ 르메이휴, 트레버 바우어, 여기에 김하성까지. 마크 샤피로 사장, 로스 앳킨스 단장은 로저스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확실한 투자를 자신하고 있다. 전력 보강 의지는 확고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