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이닝 9위’ 키움, 내년에는 이닝이터의 꿈 이룰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12.28 13: 02

키움 히어로즈 선발진이 2021년에는 많은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을까.
키움은 2020시즌 팀 최소실점(692) 1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에서도 리그 3위(4.39)에 오르며 극단적인 투수친화구장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4.31)과 LG(4.37)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분명 키움의 투수진은 좋은 기량과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선발진만 놓고 본다면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33으로 리그 1위를 찍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4.45로 6위에 그쳤다.

키움 선발투수 요키시가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더 아쉬웠던 점은 선발진이 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것이다. 키움 선발진은 706⅓이닝을 소화해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키움 선발진보다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팀은 선발진이 무너지다시피한 한화(701이닝)뿐이다. 
올해 키움 선발진은 구성원들의 면면만 보면 상당히 괜찮았다. 외국인투수는 4년차 브리검과 2년차 요키시로 채웠고 국내투수들로는 최원태, 이승호, 한현희가 포진했다. 풀타임 선발 2년차를 보내는 이승호와 불펜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한현희가 불안요소이긴했지만 브리검, 요키시, 최원태 등 검증된 투수들이 많아 안정적인 성적을 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변수가 키움 선발진을 덮쳤다. 특히 브리검의 장기 부상이 뼈아팠다. 2018년 199이닝을 기록하며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던 브리검은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고전하며 107이닝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 한현희도 모두 한 번씩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결국 요키시(159⅔이닝)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규정이닝을 달성하지 못했다.
키움은 내년 외국인투수로 브리검이 아닌 조쉬 스미스를 선택했다. 브리검 교체를 결정한 배경에는 점점 잦아지는 부상과 떨어지는 이닝소화능력이 있었다. 김치현 단장은 “브리검이 마운드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외국인투수는 이닝소화능력이 중요하다. 국내투수중에서 이닝이터가 없는 우리팀에서는 더욱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외국인투수 스미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01경기 중 선발등판이 12경기뿐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0시즌 동안 216경기 중 160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빅리그에서는 선발투수로 살아남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불펜투수로 뛰었지만 커리어 전체적으로 보면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매년 14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변수는 지난해 100이닝을 채 던지지 못했고 올해에는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으면서 빅리그에서 16경기 26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키움은 스미스의 이닝소화능력을 자신했지만 철저한 시즌 준비가 동반되지 않으면 풀타임 선발투수 적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키움 불펜진은 올해 574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 시즌 이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키움 선발진은 내년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불펜진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