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주름 잡았던 닌텐도의 게임기 ‘게임보이’에 키보드가 설치 된다면? ‘게임보이’를 휴대용 컴퓨터로 만들어주는 보조장치 ‘워크보이’가 28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워크보이’는 지난 1992년 1월 공식적으로 상표가 등록되었지만 실제 출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비디오 게임 역사가 리암 로버트슨은 자신의 SNS에 ‘게임보이’의 미공개 보조장치인 ‘워크보이’의 구동 영상을 공개했다. ‘워크보이’는 ‘게임보이’와 연결해 휴대용 컴퓨터 형태로 만드는 장치다. 키보드, 케이블로 구성돼 있다.
리암 로버트슨은 ‘워크보이’의 프로토타입을 구하기 위해 개발자들을 수소문했다. 그 결과 리암 로버트슨은 파브텍의 설립자 프랭크 발루즈에게 ‘워크보이’를 받을 수 있었다. 여러 노력 끝에 구동시킨 ‘워크보이’에는 초기 컴퓨터로 쓰일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었다. 시간, 주소록, 계산기, PDA를 포함해 총 12개의 앱을 사용할 수 있었다.

당시 노트북이 굉장한 무게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워크보이’의 휴대성은 큰 강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워크보이’는 지난 1992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출품되고 공식 상표가 등록 되었음에도 정식 출시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북미의 게임웹진 IGN은 ‘높은 출고가’를 지적했다.
1992년 당시 닌텐도는 89.99달러인 ‘게임보이’의 가격 인하를 앞두고 있었다. 79달러~89달러로 책정되어 있었던 ‘워크보이’의 가격과 비슷하다. ‘워크보이’의 출고가를 함께 내릴 수도 없었다. 일본의 컴퓨터 칩 생산 공장의 폭발로 D램 가격이 폭등해 ‘워크보이’의 가격 인하는 불가능했다.
이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워크보이’는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했고, 28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당시 ‘워크보이’의 개발은 이후 휴대용 기기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IGN은 “설계자 에디 길은 ‘워크보이’에 영감을 받아 향후 특허 장치를 개발했다. 1996년에는 노키아가 ‘노키아 9000’ 시리즈의 라이센스를 지불했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