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 한 선수가 되지 않겠다.”
SK 와이번스는 2020년 정규 시즌 9위로 마쳤다. ‘옆구리 투수’ 박민호(28)는 이게 너무 아쉽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고, 동료들 모두 열심히 뛰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고 SK 선수들은 팬들을 향해 “미안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는데, 박민호도 마찬가지다.
박민호는 씁쓸한 마음이 남는다. 그는 “9위로 끝났다. 뭔가 꽉 조이는 듯하다. 풀려고 해봐도 계속 조여지는 느낌이다. 이렇게 시즌이 끝나버렸다”고 아쉬워했다.

올해 정규 시즌 성적은 57경기에서 2승 1패 4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42다. 52이닝을 던졌고 36탈삼진 WHIP 1.19를 기록했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2014년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 47경기에서 3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던 그는 한층 성숙해진 투구를 했다.
물론 매 경기 잘 풀린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되는 등 불안한 상황도 종종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기억에 남을만한 시즌이 됐다. 첫 풀타임과 필승조로 한 시즌을 보냈는데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SK 불펜진에는 박민호가 계속 잘 해줘야 한다. 올해 경험으로 내년에는 더 든든하게 막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박민호는 약간 천천히 간다. 시즌 종료 후 손목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민호는 “처음으로 수술을 받아봤다. 현재 상체 운동을 못하는 상황이다.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호는 손목의 웃자란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손목의 웃자란 뼈가 인대를 건드리며 문제가 생겼다. 시즌 종료 후 그는 재활조에 속해 계속 하체 운동만 하고 있다.
그래도 깁스를 풀었고 내년 복귀를 생각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하루하루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힘들다”면서도 “시즌 준비가 좀 늦더라도 회복이 최우선이다.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호는 동료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이제 더는 ‘미안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현재는 회복에 전념하고 있지만, 그는 “다 나으면, 그다음 단계는 잘 해야 한다. 계획은 누구나 다 세운다. 그런데 계획한 대로, 생각한 대로 되지 않기도 하더라. 오늘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보겠다. 오늘 하루 잘 준비하고 보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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