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닝 소득 얻은 '안경 에이스', 팔색조 정착으로 기복 줄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2.31 07: 19

데뷔 이후 두 번째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완주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25)은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박세웅은 2020시즌 28경기 선발 등판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4.70(147⅓이닝 77자책점), 108탈삼진, 47볼넷, WHIP 1.52의 기록을 남겼다. 일단 2017시즌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171⅓이닝 70자책점) 이후 3년 만에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2018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함을 증명했다. 토종 투수들 가운데서 이닝 전체 4위에 해당할 정도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다만, 세부적인 기록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건강했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와 시즌 준비 기간 동안 150km를 넘나드는 구위를 선보인 것에 비해서는 인상적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고 시즌 초반을 비롯해 전반기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치른 첫 5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6.38(24이닝 17자책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1회초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박세웅이 부진할 당시 허문회 감독은 “3월말에 예정대로 개막했으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개막이 늦어지면서 페이스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즌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아쉬움을 곱씹기도 했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올해였던만큼 페이스와 컨디션 조절이 중요했지만 그 부분을 박세웅을 극복하지 못했다.
아울러 전반기에는 7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 허용이 단점으로 부각됐다. 힘으로 윽박지르지 못하고 타구들이 담장을 넘어갔다. 구속에 비해 높지 않은 회전수, 그리고 정교한 투구를 꾀하려다가 볼카운트 싸움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부각됐다. 기복있는 투구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박세웅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단점을 보완해 나갔다.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포심과 포크볼 위주의 패턴에서 벗어났고 슬라이더, 커브 등 기존 구종에 투심과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최고 타자 이대호의 조언도 박세웅의 변화 결심에 힘을 실었다. 힘으로 압도하지 않고 패턴과 기교, 완급조절을 펼치는 팔색조 투구로 변신을 하면서 해법을 찾았다. 7~8월 평균책점은 2.92에 불과했고 문제가 됐던 피홈런도 후반기 8개만 기록했다. 
생각의 변화로 결과 역시 달라졌다. 후반기 깨달음의 과정에서 특별한 과도기도 없었다. 올해 후반기의 모습을 이으면서 자신의 것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2021시즌의 과제가 될 전망. 새 구종인 투심의 완성도를 높여 장타로 무너지지 않고 기복을 줄여야 한다.
부상을 털어내고 규정이닝을 소화했다는 거 자체가 큰 소득이었지만 구단, 그리고 선수 스스로 모두 그 이상의 성과를 원하고 있다. 과연 박세웅의 2021시즌은 모두의 기대를 충족하는 시즌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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