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환 영입→장타력 기대' SK, 테이블세터 조합의 중요성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1.04 16: 02

SK 와이번스는 올 겨울 FA 시장에서 최주환(33)을 영입한 후 2021시즌에는 장타 생산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최주환 한 명에게 엄청난 홈런 생산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대치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최주환도 장타력을 갖췄다. 다만 최주환의 합류로 시너지 효과를 바라는 게 더 크다.  
최주환은 2020시즌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면서 16개의 홈런을 쳤는데, 인천에서는 20개 이상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덩달아 SK 거포들인 최정과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30개 이상 쳐주고, 한동민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그림이 그려진다. 

SK 외야수 최지훈.

최정과 로맥, 한동민은 30개 이상 홈런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최주환의 합류로 지뢰밭 타선을 꾸릴 수가 있다. 팀 색깔을 잃었던 SK가 2021시즌에는 ‘거포 군단’의 자존심을 되살릴 기회로 여기는 이유다. 
다만 장타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필요 조건이 있다. 거포들보다 먼저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이 출루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1점 홈런이 2점 홈런, 3점 홈런으로 커질 수가 있다. 1번과 2번, 테이블세터로 나설 선수들이 잘 해줘야 중심 타선의 위력이 상대 마운드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상에 주자가 없다면, 상대 투수가 최정이나 로맥 같은 SK 홈런 타자들에게 얻어 맞아도 타격이 덜하다. 그렇다면 ‘밥상’을 차려줄 선수로 누구를 주목해야 할까. 2020시즌 프로 데뷔전을 치른 최지훈(24)을 지켜봐야 한다. 
최지훈은 지난해 프로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잘 알렸다. 시즌 중반 이후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5월과 6월 활약상을 보면 SK의 고민 중 하나였던 ‘제2의 김강민’ 찾기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근성이 있고 발이 빠르다. 어깨도 강한 편이다.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잘 때리고 잘 달릴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해 한 시즌 경험을 한 만큼 올해에 더욱 기대를 걸어도 괜찮을 선수로 꼽힌다. 최지훈 다음으로는 고종욱(32)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키움에서 뛰다가 2018시즌 종료 후 SK-키움-삼성의 삼각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고종욱은 장타력보다 정확하게 잘 치는 선수다. 트레이드 당시 1, 2번 타자로 염두해두고 데려온 선수다. 염경엽 전 감독 시절이었는데 작전 수행 능력도 좋아 최적의 2번타자로 여겼다. 고종욱은 2019년 팀 내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323)을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부상을 입고 그 여파로 부진으로 이어지며 2할 후반 타율(0.283)에 만족해야 했지만, 건강하게 잘 준비하면 올해 3할 타자로 기대해볼 수 있다. 
오준혁(29)도 눈여겨봐야 한다. 고종욱처럼 발 빠르고 컨택 능력이 좋은 선수다. 꾸준히 기회를 얻는다면 거포들 앞에서 상대 마운드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SK가 다시 ‘거포 군단’의 위용을 뽐내려 한다면 최지훈과 고종욱, 오준혁 등 잠재력 있는 타자들이 홈런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 줘야한다. 그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knightji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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