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타자로 고생한 키움 히어로즈가 새로운 외국인타자 영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키움은 올해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잃었다. 포스팅을 신청한 김하성은 지난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키움에게 552만 5000달러(약 60억원)라는 거액의 포스팅비를 안겼다. 다른 구단들에 비해 재정 여건이 여유롭지 않고 지난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키움에게는 단비 같은 이적료다.

물론 상당한 이적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김하성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 김치현 단장은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오는 돼있었다. 새로 오실 감독님이 결정할 일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수비에서는 충분히 김하성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외국인타자로 유격수 애디슨 러셀이 오는 바람에 외야까지 겸업했지만 올해는 내야에 전념할 예정이다. 김치현 단장은 “김혜성은 원래 유격수를 봤던 선수다.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김혜성이 홀로 김하성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힘들다. 지난해 장타력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 이하의 OPS를 기록했다.
김치현 단장은 “야구는 결국 팀 플레이다. 김혜성이 김하성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다른 포지션에서 조금씩 더 보강을 하면서 김하성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의 발전과 박병호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구상을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외국인타자다. 지난해 키움은 테일러 모터와 러셀이 극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타선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내셔널리그 올스타 유격수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러셀의 부진은 어떤 의미에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아직 새로운 외국인타자를 결정하지 못한 키움은 신중히 후보를 물색중이다. 외국인투수들에게는 모두 신규 선수 제한 금액인 100만 달러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에릭 요키시와도 90만 달러에 재계약하는데 성공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김하성의 포스팅비까지 받은 키움이 외국인타자에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김치현 단장은 “계약조건에 인센티브와 옵션, 바이아웃 등이 포함되어 있어 포스팅비로 정확히 얼마를 받게 될지 KBO에 확인중이다. 다만 포스팅비와 외국인타자 예산은 별개”라면서도 “처음부터 100만 달러에 구애를 받지 않고 영입 후보들을 추렸다. 수준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수술 후 복귀를 한 선수라서 포기하기도 했다. 현재 조금 기다려달라는 구단과 에이전트들이 있다. 메이저리그 시장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좋은 선수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 지난 시즌 리그 5위로 다소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포스트시즌을 노려볼만한 전력이다. 키움이 가을야구 도전을 위해 특급 외국인타자를 데려올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