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는 지난 5일 "조원희 플레잉코치가 전날 유스팀 발전기금으로 2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018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2019년 3월 은퇴식을 했던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조원희는 지난해 여름 이적 기간에 수원FC의 러브콜을 받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2군 코치가 없는 수원FC에서 1, 2군을 함께 돌보는 코치 겸 선수로 활동하게 된 조원희는 입단하면서 팀이 1부로 승격할 경우 자신의 연봉 일부를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승격 공약'을 먼저 내걸었다.

시즌 중 조원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원FC 선수들의 소식을 알렸다. 또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프로 선수의 모습을 갖추도록 만들었다.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난해 중반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수원FC 구단은 조원희의 경기력 보다 프로 선수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물론 경기력도 나쁜편은 아니었다.
조원희는 수원FC 입단 후 비록 2경기만 뛰었지만 선수들을 이끌고 코칭 스태프에게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조원희에게 형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지난해 경남과 승격 플레이오프를 펼칠 때 조원희는 경기장에서 함께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함께 서 있지 않았지만 관중석에서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함께 기뻐했고 함께 울었다. 자신의 특별한 액션과 "가야 돼! 가야 돼!"를 외치면서 승격의 기쁨을 함께했다.
당시 경기장에서 만났던 조원희는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노력한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원희의 이야기처럼 수원FC는 기적적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K리그 1으로 승격했다.
조원희의 마지막은 성금 전달이었다. 수원FC 축구 꿈나무들과 약속을 지켰다. 우여곡절 끝에 현역에 복귀한 조원희는 다시 현역 생활을 마무리 했다.
조원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기까지가 내 역할인 것 같다"고 밝힌 뒤 "아쉽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도 있지만 부족함이기에 누굴 탓하고 싶지 않았고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프로 무대는 욕심으로만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이런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점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