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양아버지'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 별세…향년 93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1.09 05: 10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양아버지를 자처했던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9일(이하 한국시간) 라소다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심장 문제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웠했던 라소다 전 감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거쳐 회복한 뒤 지난 6일 퇴원했다. 그러나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의 자택에서 심장마비가 일으켰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을 거뒀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는 다저스로서의 삶을 사랑했다. 2번의 월드시리즈 챔피언과 4번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의 열정, 성공, 카리스마, 유머 감각은 그를 국제적인 유명인사로 만들었고, 우리 스포츠를 발전시켰다.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한국 등에서 온 다저스 선수들을 환영했다. 야구가 더 강하고 다양하며 좋은 경기가 되도록 했다. 그와 멋진 우정을 쌓게 돼 운이 좋았다. 우리는 토미를 그리워할 것이다"고 애도를 표했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토미 라소라 전 감독(왼쪽)과 박찬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spjj@osen.co.kr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는 "라소다와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는 팀과 야구의 훌륭한 홍보대사였고, 선수들과 코치들의 멘토였다. 항상 사인을 하고 팬들을 위해 이야기하는 좋은 친구였다. 정말 그리울 것이다"고 고인을 기렸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회장도 "이 유니폼을 입은 그 누구도 라소다만큼 다저스 정신을 구현하지 못했다. 야구에 대한 헌신과 사랑은 비할 바가 없다. 다저스와 팬들은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잊을 수 없는 존재"라며 명복을 빌었다. 
토미 라소다. /dreamer@osen.co.kr
라소다 전 감독은 다저스의 전설이다. 지난 1954년 브루클린 다저스에서 데뷔한 투수 출신으로 선수로는 메이저리그 3시즌 경력이 전부. 은퇴 후 다저스에서 스카우트로 시작해 감독 자리까지 올랐고, 1976년부터 1996년까지 21년간 팀을 이끌며 상징과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총 3040경기를 지휘한 라소다 전 감독은 통산 1599승1439패 승률 5할2푼6리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2회, 내셔널리그 우승 4회, 서부지구 우승 8회의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미국야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이끌었다.감독 은퇴 후 1997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등번호 2번은 다저스에서 영구결번됐다.
은퇴 후에도 다저스 구단 부사장, 특별고문으로 일하며 레전드 원로로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1994년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투수 박찬호가 미국에 왔을 때 양아들로 삼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그의 성공에 든든한 배경이 됐다. ‘박찬호의 양아버지’로 국내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13년 한국인 투수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도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힘을 실어줬다. 
2013년 다저스 스프링캠프 때 라소다 전 감독에게 칭찬을 받은 류현진(오른쪽)이 인사를 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생전에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 등의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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