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다니엘 멩덴(27)이 훈련 첫 날부터 화제를 모았다.
멩덴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스프링캠프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과 인사했다. 힘든 자가격리를 마친 때문이지 기분좋은 얼굴로 캐치볼 등 훈련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동시에 멩덴은 많은 이야기 거리를 몰고왔다.
인터뷰에서는 콧수염이 화제였다. 양쪽 끝을 동그랗게 말아올린 특이한 형태였다. 전설의 야구선수 롤리 핑커스의 콧수염과 같았다. 그는 "대학시절 길렀고 프로입단후에는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었다. 홍상삼과 콧수염 대결을 펼치고 싶다. 동료들도 콧수염을 길러 한번 겨루어보자"며 넉살을 떨었다. 직접 콧수염을 말아올리는 장면까지 연출해 웃음을 안겼다.

또 하나는 강아지 구출 사연이었다. 그는 "(2018년) 운동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강아지 두 마리가 하수도(맨홀)에 빠진 것을 알았다. 날씨가 추워졌다. 두 세 명이 있었는데 하수도에 내려가는 것을 무서워했다. 내가 방수복을 입고 내려갔다. 걸어가 한 마리 구했다. 또 더 내려가 나머지 한마리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손전등을 비쳤는데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강아지 소리를 냈다. 강아지의 답 소리를 듣고 따라가서 구했다. 그 가운데 한마리는 내가 기르고 있다. 아주 작은 강아지였다. 이름은 페파이다"며 웃었다. 위험도 마다않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반려견 구출기였다.
특히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는 점도 밝혔다. 한국행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했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한국전쟁에 2년 정도 참전하셨다. 태어나기 이전이라 자세한 이야기 듣지 못했다. 한국에 간다고 하니 할머니께서 특별하게 생각하셔서 '운명인 것 같다. 대를 이어 한국으로 가는 것이 전통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웃었다.
멩덴은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다. 5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17승을 따냈다. 애런 브룩스급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그의 4개 구종을 받은 포수는 "모두 괜찮다"며 엄지를 세웠다. 팀은 에이스 양현종의 미국행으로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KIA는 어둠을 뚫고 강아지를 구한 멩덴이 타이거즈 구원자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