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이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최근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단연 ‘정글 속도’다. 11.1, 11.2패치에서 1티어로 손꼽히던 챔피언인 올라프, 판테온, 탈리야는 모두 빠른 ‘정글 속도’를 기반으로 한다. 캠프를 정리하고 움직이는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노림수를 더 많이 던질 수 있다. 갱킹 위주의 챔피언들이 대회에서 살아남기 힘든 이유다.
담원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는 성장형 정글러를 다루는 데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성장형 마스터’ 김건부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건부의 시그니처 챔피언은 그레이브즈였다. 롤드컵 당시 김건부는 9승(2패), KDA 6.39의 무서운 성적을 냈다. 김건부의 그레이브즈 활약은 다소 티어가 떨어진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디알엑스전 2세트에서 그레이브즈를 선택한 김건부는 ‘표식’ 홍창현의 올라프를 그야말로 꽁꽁 묶었다. 한번 탄력을 받자 그레이브즈의 성장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13분 경 디알엑스가 경기를 뒤집기 위해 5인 다이브를 봇 1차 타워에서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김건부의 그레이브즈는 냉철하게 적 정글을 털었다. 그 결과 그레이브즈-올라프 간 성장 격차는 레벨, 아이템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났다.

11.2패치 들어 평가가 떨어진 그레이브즈를 이렇게나 잘 사용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정글 챔피언 관련해 의견을 묻자 김건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숙련도가 뛰어나고, 정글 속도가 빠르다면 어떤 챔피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김건부는 “자신감이 있다면 각이 나왔을때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김건부는 또다른 시그니처 픽인 니달리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담원은 지난 1월 21일 브리온에 충격적인 0-2 패배를 당했다. 첫 패배 이후 담원은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더욱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2라운드 호성적을 위해 김건부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김건부는 “가끔씩 콜이 갈린다. 인게임 팀워크를 끌어 올려야 한다”며 “완벽하게, 빠르게 승리하려면 한타 능력을 더욱 다듬어야 한다. 이는 전투 전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원은 오는 17일 KT와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KT에는 베테랑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가 버티고 있다. 강선구와의 싸움에 앞서 김건부는 꾸준한 KT의 상체를 경계했다. 김건부는 “KT에 라인전이 강한 선수가 많다”며 “정글 포지션에서 게임을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