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가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하이원을 대파하고 제 1회 한국실업아이스하키연맹전 정상에 올랐다.
패트릭 마르티넥(체코) 감독이 지휘하는 한라는 7일 오후 안양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하이원과의 대회 3차전에서 이돈구, 조민호(이상 1골 3어시스트), 신상훈(2골) 등의 활약을 앞세워 9-2 대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라는 지난해 전국선수권을 시작으로 유한철배, 전국종합선수권에 이어 국내 대회 4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거침 없는 12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6일 열린 경기에서 대명 킬러웨일즈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새 출발’ 후 첫 승의 감격을 맛본 하이원은 경기 시작 3분 42초 만에 안재인이 기습적인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한 수 위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갖춘 한라의 맹폭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후 잠시 당황하는 듯했던 한라는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섰고 파워 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이던 1피리어드 7분 51초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펜시브존 오른쪽에서 이영준(한라)과 김진수(하이원)이 다투던 퍽이 골 크리스 오른쪽으로 솟구치자 김형준이 몸을 돌리며 슈팅, 하이원 골 네트에 꽂았다.
김형준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전환한 한라는 흐름을 놓치지 않고 3골을 몰아치며 4-1로 앞선 채 1피리어드를 마쳤다. 파워 플레이 상황이던 16분 7초에 조민호가 내준 패스를 남희두가 오펜시브존 오른쪽 서클에서 통렬한 원타이머 슬랩으로 마무리, 역전골을 뽑아냈고 16분 25초에는 이돈구가 환상적인 추가골을 뽑아내며 하이원의 혼을 뺐다.
디펜시브존에서 이영준으로부터 퍽을 건네 받은 이돈구는 오펜시브존 왼쪽 측면으로 파고 들어 상대 선수 3명을 따돌린 후, 골대 왼쪽 측면 사각 지역으로 침투해 골 네트 천장을 때리는 그림 같은 샷을 성공시켰다. 이어 16분 55초에는 문국환이 이돈구와 이현승의 어시스트로 네 번째 골을 터트리며 흐름을 완전히 한라 쪽으로 끌어왔다.
달아오른 한라의 득점포는 2피리어드에서도 쉴새 없이 불을 뿜었다. 2피리어드 시작 31초 만에 조민호의 패스를 받은 송형철이 하이 슬럿에서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5번째 골을 터트렸고, 11분 51초에 조민호, 12분 44초에는 강윤석의 득점포로 7-1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하이원은 2피리어드 14분 39초에 신상윤의 만회골로 따라붙었지만 한라는 3피리어드 들어 신상훈이 2골을 추가하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한라 디펜스 송형철은 1피리어드 14분 49초에 박민규와 하키 파이트를 벌인데 이어 골과 어시스트까지 올리며 ‘고디 하우 해트트릭(한 경기에서 파이팅, 골, 어시스트를 모두 기록하는 것)’이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MVP는 3피리어드에 2골을 터트린 신상훈에게 돌아갔고 대회 MVP는 2경기에서 1골 4어시스트를 올린 한라 디펜스 이돈구가 차지했다.
하이원은 비록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한라에 대패했지만 6일 경기에서 수문장 서종현의 신들린 선방과 김동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대명을 꺾고 2위에 올랐고, 대명은 2경기에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으로 3위에 머물렀다.
한라와 하이원, 대명의 맞대결은 오는 17일부터 광운대가 합류한 가운데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2021 코리아리그 아이스하키 대회로 이어진다. / 10bird@osen.co.kr
[사진] 안양 한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