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홈데뷔전에서 패했지만 김시래 효과는 대단했다.
서울 삼성은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전주 KCC에 83-88로 역전패를 당했다. 7위 삼성(17승 21패)은 6위 KT(19승 18패)와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2연패를 끊은 KCC(26승 12패)는 선두를 유지했다.
현역시절 ‘컴퓨터 가드’라는 별명을 가졌던 이상민 감독은 오랫동안 정통포인트가드를 원했다. 하지만 삼성이 드래프트로 뽑은 가드들은 리딩보다 공격성향이 더 강했다. FA시장에서 매번 삼성의 가드보강 이야기가 나왔지만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이관희를 내주는 큰 출혈을 감수하고 원했던 정통가드 김시래를 얻었다. 현역선수 중 2대2 플레이에 가장 능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김시래다. 그는 삼성 입단과 동시에 즉시 효과를 냈다.
이상민 감독은 “김시래가 오고 밸런스와 운영이 좋아졌다. 공격전개와 속공이 좋다. 예전에 안 나오던 뛰는 농구를 강조했다. 빅맨과 김시래의 2대2에서 파생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주문했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김시래의 손끝에서 나온 어시스트가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이 많았다. 그간 양질의 패스를 받지 못했던 동료들도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시래는 1쿼터부터 3개의 어시스트를 뿌리며 삼성의 공격을 주도했다. 시원시원한 패스로 쉽게 득점하는 장면이 나왔다. 삼성이 1쿼터를 22-15로 크게 리드했다.
2쿼터에 이상민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 김시래가 정면에서 시원한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어진 속공에서 테리코 화이트가 강렬한 원핸드 덩크슛을 꽂았다. 이상민 감독이 그토록 원하는 속공에 의한 득점이었다.
김시래의 패스를 받은 화이트가 쉬운 골밑슛을 넣었다. 아이제아 힉스도 김시래의 패스를 받아 속공과 노마크 3점슛을 성공했다. 시야가 넓은 정통가드의 효과였다. 이날 김시래는 6점을 넣고 어시스트를 11개나 배달했다. 삼성은 팀 어시스트가 21개나 나오며 전과는 확실히 다른 컬러를 선보였다.
다만 삼성은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삼성은 김준일의 퇴장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료 3분전 무너졌다. 김시래 역시 승부처에서 쉬운 점프슛을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패했지만 삼성은 달라진 경기력에서 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