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모리 요시로(84) 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미국 방송국 NBC까지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이사회에서 "여성이 많으면 이사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뜬금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에 나서 문제가 된 발언을 철회했지만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태도로 논란이 확산됐다. 사임을 묻는 질문에도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당초 작년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년이 연기됐다. 오는 7월 개최까지 5개월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고 모리 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까지 이슈가 되면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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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 성명을 내놓았다. 여기에 대회 스폰서들도 잇따라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도 모리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올림픽 중계권을 갖고 있는 미국 NBC도 동참했다. 일본 '더 페이지'는 11일 미국 NBC가 '도쿄올림픽 수장 모리 위원장이 성차별로 오사카 나오미(일본 국적의 여성 테니스 선수)와 같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떠나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모리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NBC는 당초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모리 위원장의 사과로 문제가 끝났다"고 성명을 냈던 IOC까지 비난했다. 여론이 점점 확산되고 나서야 '뒤집기' 성명을 내놓은 IOC의 대처가 미숙했다는 것이다.
3분의 2가 남성으로 구성된 IOC가 과거 불쾌한 성차별의 과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근대 올림픽을 창설한 피에르 쿠베르탱은 여성의 대회 참가에 반대했고 1981년까지 IOC 위원에 여성이 될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스키 점프의 경우 여성 출전이 허용된 것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부터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NBC는 IOC가 모리 위원장에게 사임을 권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은 전체 선수의 49% 정도가 여성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고 2016년 리우 대회의 45%에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모리 위원장의 말로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에 오사카 나오미가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무지하고 무식하다"고 했지만 실제 일본은 세계경제포럼 2020년 세계 젠더갭지수 조사에서 153개국 중 121위에 올라 일본 내 성차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 페이지'는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있는 NBC의 이런 주장이 IOC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다른 방송인 CBS까지 모리 위원장의 성차별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임요구에 나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