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이스도 1년만에 방출…냉혹한 현실, '도전자' 양현종의 운명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2 09: 04

2019년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 상대로 선발등판했던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34)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사실상 방출됐다. 당시 결승전에서 한국의 선발투수였던 양현종(33)도 빅리그 도전을 앞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토론토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야마구치를 양도 지명 처리하며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양도 지명된 투수 조엘 파이앰프스를 클레임 영입하면서 야마구치가 유탄을 맞았다. 
7일 내로 다른 팀이 영입 의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야마구치는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뀌거나 자유계약으로 풀린다. 올해 연봉이 317만5000달러로 적지 않아 다른 팀이 데려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방출 수순. 

양현종 /jpnews@osen.co.kr

야마구치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에이스였다. 특히 2019년에는 요미우리에서 26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91 탈삼진 188개로 활약하며 센트럴리그 다승.탈삼진.승률 1위를 휩쓸었다. 요미우리 선수로는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토론토 야마구치 슌. /soul1014@osen.co.kr
2019년 12월 토론토는 야마구치와 2년 최대 915만 달러의 적잖은 조건에 계약을 했다. 일본 에이스 대우를 받았지만 첫 해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선발 진입을 노렸지만 구원으로 밀려난 야마구치는 17경기에서 2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8.06으로 부진했다. 기록 외적으로 눈에 띄는 장점을 어필하지 못했다. 
2년차가 된 올해 선발 재도전을 선언했지만 일장춘몽. 야마구치는 10일 미국에 건너가자마자 40인 로스터 제외 소식을 접했다. 토론토는 스티븐 마츠, 타일러 챗우드, 커비 예이츠 등 선발과 구원 양 쪽 투수들을 여럿 영입하며 보강을 마쳤다. 일본 언론에선 나이를 감안하면 일본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룬다. 
일본프로야구 에이스도 1년 만에 방출될 만큼 메이저리그는 냉정하다. 40인 로스터 보장,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한 채 순수 도전자의 자세로 빅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는 양현종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길이 기다린다. 지금 양현종은 1년 전 야마구치 같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계약을 하고 캠프에 합류해도 제한된 기회 속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연봉 317만5000달러 선수도 1년 만에 포기할 만큼 메이저리그의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냉혹하다. 스스로 험로를 택한 ‘도전자’ 양현종의 결의도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다. /waw@osen.co.kr
양현종이 마운드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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