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의 저주는 실제 존재하는 것일까. 현재 상태로 보면 진행형이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12일 일제히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모리 요시로(84) 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고 밝혔다. 모리 위원장은 이날 평의원, 이사 합동간담회에서 여성 멸시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을 표명했다.
모리 위원장은 "이번 나의 부적절한 발언이 큰 혼란을 불렀다"면서 "위원회 등 많은 사람들에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여성이 많으면 이사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취지의 성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된지 9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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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위원장의 사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모리 위원장의 여성 멸시 파문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도쿄올림픽이 저주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도쿄올림픽의 저주는 작년 3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언급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아소 부총리는 올림픽과 관련해 "40년마다 문제가 생겼다. 저주 받은 올림픽"이라고 말했다. 당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던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개최가 쉽지 않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었다.
우선 1940년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은 각각 일본 삿포로와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일전쟁이 터지면서 개최권이 다른 나라로 넘어갔고 제 2차 세계대전까지 겹치면서 두 대회 모두 취소됐다.
1980년 하계 올림픽은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하지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항의 표시로 미국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몇몇 서방권 국가들도 미국의 보이콧에 동조하면서 '반쪽 대회'로 전락했다.
그런데 2020년 도쿄올림픽 역시 작년 7월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7월로 연기됐다.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 개최'를 위해 1년 연기안을 제안,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과 합의하면서 결정됐다. 그런데 코로나19 기세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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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모리 위원장까지 사임, 아소 부총리의 말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본 '마이니치 신문' 역시 '저주는 있는 것일까'라며 모리 위원장의 퇴진으로 2013년 9월 도쿄올림픽 유치를 이끌어냈던 4인방이 모두 떠나게 됐다고 씁쓸해 했다. 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유치 4인방은 모리 위원장을 비롯해 이노세 나오키(75), 다케다 쓰네카즈(74), 아베 신조(67)를 말한다.
그런데 당시 도쿄도지사였던 이노세는 도쿠슈카이 그룹으로부터 5000만엔의 현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2013년 12월 사직했다. 또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위원장이었던 다케다는 2019년 1월 유치를 둘러싼 부정 의혹으로 프랑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으면서 재선을 앞두고 그 해 6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66)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올림픽기 인수식에서 게임 캐릭터 마리오로 분장까지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에도 개최를 고집했으나 대회가 1년이 연기됐고 지병으로 지난해 8월 물러났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