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 한화 유니폼의 킹험, '레전드' 김태균을 잊지 못한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3 11: 21

“나 기억해?”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39)는 지난 6일부터 거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방송 해설위원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구단 스페셜 어시스턴트 임무를 위해 일주일 동안 시간을 내 거제로 내려왔다. 
레전드의 방문에 모든 선수들이 반가워했다. 그 무리에 새 외국인 투수 닉 킹험(30)도 있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와 내야수 라이온 힐리는 김태균과 초면이었지만 킹험은 구면이었다. 

한화 킹험이 야구공 그립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단장 스페셜 어시스턴트로 참여한 김태균이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킹험은 “안타를 맞은 기억이 난다”며 김태균을 똑똑히 기억했다. 지난해 SK 소속이었던 킹험은 5월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김태균과 투타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이날 김태균은 2회 무사 2루 찬스에서 킹험을 상대로 4구째 몸쪽 싱커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인 적시타. 2020시즌 리그 1호 타점으로 킹험에겐 KBO리그 첫 실점의 아픈 기억이었다. 
2020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2회 한화 김태균이 SK 킹엄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당시 경기는 한화가 3-0으로 이겼고, 김태균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됐다. 킹험은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으나 패전투수. 1년 전을 떠올린 김태균은 “그때도 킹험이 조금 아픈 상태였다고 하는데 공이 나쁘지 않았다. 몸쪽 싱커가 잘 들어왔는데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말년이라 힘이 떨어졌을 때였는데도 잘 쳤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20년의 화려한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화 단장 스페셜 어드바이저와 방송 해설위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SK에서 2경기만 던지고 방출된 킹험은 미국으로 돌아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한화와 계약했다. 
김태균은 “킹험이 아프지만 않으면 잘할 것이다”고 봤다. 실제 거제 1차 캠프에서 4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킹험은 “지난해 2경기밖에 던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올해는 몸 관리 잘해서 팬들의 우려를 바꿔놓고 싶다. 잘할 자신 있다”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waw@osen.co.kr
한화 킹험이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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