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남자배구는 송명근-심경섭 '학폭' 사과
프로배구가 잇따른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남녀 배구가 모두 학폭 이슈의 소용돌이에 빠져 충격적이다. 여자배구 흥국생명과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이 학폭 논란으로 고개 숙여 사과문을 발표했다.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 10일 학교폭력 의혹을 받았다. 중학교 때 이재영과 이다영으로부터 욕설, 폭력, 협박, 금품 갈취 등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불거졌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재영과 이다영은 10일 오후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SNS에 올려 사과했다. 이재영은 “제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이제라도 저로 인해 고통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다영도 “학창시설 같이 땀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지금까지 피해자분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하여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반성했다.
국가대표이자 스타 선수의 과거 학폭 사실이 드러나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두 선수는 지난 11일 도로공사전에 출장하지 않았고, 당분간 경기에 출장하기 힘들 전망이다.
13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폭행이 일상이었던 그 때, 우리들의 일상은 절대 일반적인 게 아니었음을 이제와서 고백하려고 한다.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용기내는 피해자들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낸다”고 글을 올렸다.
앞서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학폭이 폭로된 것을 보고 용기를 낸 것이다. 10년 넘게 묻어 뒀던 고통과 악몽의 뇌관이 터진 셈. A씨는 “당시의 힘든 기억들이 잊혀지지가 않고 평생 갖고 살아야할 육체적 통증이 있다. 급소를 가격당해 응급실로 실려가 고환 봉합수술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OK금융그룹은 13일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송명근과 심경섭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OK금융그룹은 "송명근, 심경섭 선수의 학교폭력과 관련되어 팬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습니다.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며 “저희 구단도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재영, 이다영, 송명근, 심경섭은 구단, 연맹의 징계가 뒤따를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내부적으로 구단 자체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은 OSEN과 인터뷰에서 "두 선수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징계를 검토할 것이다.
프로배구는 대표적인 겨울스포츠로 최근 관중 흥행과 TV 시청률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김연경이 복귀한 여자배구는 더욱 인기가 상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출신의 남녀 선수들의 학폭 가해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탄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시국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프로배구가 더욱 위기로 몰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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