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도 인정한 30년 이글스맨, "3金 감독님께 배운 것 가르칩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4 06: 00

“김남규는 진짜야.”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고문을 맡고 있는 ‘야신’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최고로 인정한 사람이 있다. 1군 매니저로 선수단 살림살이를 도맡은 김남규(48) 전 매니저가 그 주인공. 쉴 새 없는 강훈련으로 매니저 업무량도 두 배였지만 김 전 감독은 “이만한 매니저 또 없다”며 한화 재임 기간 절대 신뢰를 보냈다. 
프로야구단 매니저는 선수단과 관련한 모든 일을 책임진다. 감독, 코치,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선수단 숙소부터 음식, 의류, 훈련 스케줄 등 현장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를 빠짐없이 지원한다. 김태룡 두산 단장, 손차훈 전 SK 단장, 장정석 전 키움 감독도 1군 매니저로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단 및 현장 책임자까지 올랐다. 

지난 1992년 빙그레에 투수로 입단한 김남규 전 매니저는 1996년부터 한화 전력분석원으로 프런트 일을 시작했고, 지난해까지 운영팀과 육성팀을 거쳤다. 1991년 마무리훈련부터 팀에 들어왔으니 햇수로는 무려 30년간 이글스에 몸담았다. 특히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1군 매니저를 맡으면서 현장을 든든히 뒷바라지했다. 
전력분석원으로 김인식 감독을 보필한 게 시작이었다. 전력분석 소속이었지만 김인식 감독은 늘 김남규 전 매니저를 찾았다. 1군 매니저가 된 뒤에는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을 곁에서 보좌하며 한국야구 레전드 ‘3김(金)’ 감독들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배웠다. 
김 전 매니저는 “전설적인 감독님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각자 스타일이 다르셔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온화한 김인식 감독님은 선수들이 언제든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소통 능력이 뛰어나셨다. 체격과 힘을 중시하는 김응용 감독님은 선수들이 먹는 음식과 식생활에 신경을 쓰셨다. 김성근 감독님은 강한 훈련으로 기본기를 강조하면서 선수들 스스로 느낄 수 있게 지도하셨다”고 떠올렸다. 
레전드 ‘3金’ 감독들에게 배운 노하우를 이제 학생 야구들에게 전수한다. 지난해를 끝으로 한화에서 나온 뒤 충남 계룡시 퓨처스 베이스볼클럽 감독을 맡았다. 김진성 계룡시 야구소프트볼협회장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만 15세 이하 학생 대상으로 꿈나무 육성에 나선다. 전국적으로 엘리트 야구부에서 벗어나 지역형 스포츠 클럽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계룡시도 학생 선수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클럽팀을 창단했다. 
프로에서 30년간 선수, 프런트로 경험을 쌓은 김 전 매니저도 계룡시의 클럽팀 감독 제의를 받고 수락했다. 전부터 아마추어 야구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감독은 “계룡에는 중학교 정식 야구부가 마땅치 않아 어린 나이에 타지역으로 가는 학생들이 많다. 야구를 하고 싶어도 적응을 못해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마음껏 야구하게 하고 싶다. 그 중 선수로 가능성 있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지도 계획으로 김 감독은 “김응용 감독님처럼 선수들이 잘 먹고 잘 크게 식단부터 챙기겠다. 김성근 감독님처럼 강한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지면서 김인식 감독님처럼 자유로운 대화로 재미있게 소통할 것이다”며 “한화에 30년 있으면서 여러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배운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 계룡시 협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보겠다”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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